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다. 그런데도 밤마다 잠을 설치거나 충분히 잔 것 같은데도 피로가 가시지 않는다면 단순한 계절 탓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심한 코골이와 함께 수면 중 호흡이 끊기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호흡이 멈추거나 약해지는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수면이 반복적으로 깨지면서 낮 동안 심한 졸림과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장기간 방치할 경우 고혈압과 심뇌혈관질환 등 각종 건강 문제와 연관될 수 있다.
실제 부산 온병원 수면다원검사클리닉을 찾은 환자들에서도 수면무호흡증뿐 아니라 수면 중 심혈관계 이상이 함께 발견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40대 남성 A씨는 평소 심한 코골이와 주간 졸림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수면다원검사 결과 시간당 무호흡·저호흡 횟수를 나타내는 AHI 지수가 16.1로 나타나 중등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적정 공기압을 찾는 검사를 거쳐 자동 양압기(APAP) 치료를 시작했다. 한 달간 양압기를 꾸준히 착용한 결과 AHI 지수는 16.1에서 4.5로 크게 낮아졌다.
그런데 검사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소견도 발견됐다.
수면 중 심전도에서 이상 소견(ST abnormality)이 확인된 것이다. A씨는 이후 심장내과 진료를 병행하며 추적 관찰을 받고 있다.
또 다른 40대 남성 B씨 역시 중등도 수면무호흡증 환자였다.
비만(BMI 30.8)과 알레르기 등을 동반한 B씨의 AHI 지수는 21.7이었다. 자동 양압기 치료를 시작한 뒤 AHI는 역시 4.5까지 떨어졌다.
B씨는 초기 한 달간 건강보험 순응도 평가를 통과했고, 현재도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양압기를 사용하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두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코골이가 심하다’는 문제가 아니다.
잠을 자는 동안 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검사가 수면다원검사다.
하룻밤 동안 병원에서 잠을 자면서 뇌파와 안구운동, 호흡기류, 혈중 산소포화도, 심전도, 다리 움직임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동시에 측정한다.
이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의 정도뿐 아니라 수면 중 나타나는 심전도 이상이나 부정맥 등 다른 이상 소견도 확인할 수 있다.
온병원 수면다원검사클리닉은 2021년 7월 보건당국의 공식 수면다원검사 실시기관으로 등록된 이후 지난 8월까지 1181건의 검사를 진행했다.
일반 수면다원검사가 762건, 이 가운데 중증·중등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양압기 적정검사까지 진행한 사례가 419건이다.
검사 건수도 꾸준히 늘었다.
2022년 201건에서 2023년 335건으로 증가했고, 2024년 303건, 2025년 220건을 기록했다. 올해도 8월까지 113건의 검사가 이뤄졌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에서 대표적인 비수술적 방법은 양압기다. 수면 중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기도로 보내 기도가 막히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특히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확진되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장기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낮출 수 있다.
온병원 수면다원검사클리닉 이일우 소장은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거나 코골이, 야간 무호흡, 아침 두통, 주간 피로감 등이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면다원검사는 수면무호흡뿐 아니라 수면 중 부정맥이나 심전도 이상 등 다른 이상 소견까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검사”라며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잘 자는 것’은 단순히 피로를 푸는 문제가 아니다.
매일 반복되는 코골이와 수면 중 호흡 이상, 아침까지 이어지는 피로감이 있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