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하고 공 차고…유럽 공략하는 中 ‘로봇 굴기’ [IFA 2026]

입력 2026-09-0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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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전시장 中 기업 빼곡…‘중국관’ 방불
세탁물 넣는 홈로봇부터 축구·격투 휴머노이드까지
컴패니언 로봇 앞세워 가정용 시장 공략
“유럽 친환경 규제 극복이 관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에서 원로보틱스(One Robotics)의 ‘오네로 H1(onero H1)’이 가사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이 제품은 빨랫감을 세탁기로 옮기는 등 간단한 가사일을 수행한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에서 원로보틱스(One Robotics)의 ‘오네로 H1(onero H1)’이 가사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이 제품은 빨랫감을 세탁기로 옮기는 등 간단한 가사일을 수행한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로봇이 축구공을 걷어차고, 링 위에서는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 소파에 놓인 빨랫감을 집어 세탁기 문을 열고 집어넣는 로봇도 등장했다. 귀여운 외모로 관람객을 졸졸 따라다니는 ‘반려 로봇’까지 가세했다.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26’에서 중국 기업들은 AI 현실 세계에서 직접 움직이는 ‘피지컬 AI’ 기술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IFA 2026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막을 올렸다. 8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미래는 지금(The Future Is Now)’. 올해 전시장에서는 그 문구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분야 중 하나가 로봇이었다.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이 열린 4일(현지시간),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엔진AI(EngineAI) 전시관에 로봇들이 전시돼 있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이 열린 4일(현지시간),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엔진AI(EngineAI) 전시관에 로봇들이 전시돼 있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특히 로봇 기업들이 모여 있는 전시관에 들어서면 중국의 존재감이 단번에 느껴졌다. 부스 곳곳을 중국 기업들이 채우면서 마치 ‘중국관’을 방불케 했다. 전시대 위에 얌전히 세워놓은 로봇보다 걷고 뛰고 공을 차며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로봇이 더 많았다.

올해 전시된 중국 로봇은 크게 집 안으로 들어가는 ‘홈 로봇’과 보다 역동적인 움직임을 강조한 휴머노이드·산업용 로봇으로 나뉘었다.

홈 로봇 가운데 눈길을 끈 제품은 원로보틱스(One Robotics)의 ‘오네로 H1(onero H1)’이었다. 키 1520㎜, 무게 77㎏의 이 로봇은 다리 대신 바퀴를 이용해 집 안을 이동한다. 가사 지원을 비롯해 방문객 안내, 매장 업무, 연구·교육, 노인 돌봄 등 다양한 용도로 개발됐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에서 원로보틱스(One Robotics)의 ‘오네로 H1(onero H1)’이 가사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이 제품은 빨랫감을 세탁기로 옮기는 등 간단한 가사일을 수행한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에서 원로보틱스(One Robotics)의 ‘오네로 H1(onero H1)’이 가사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이 제품은 빨랫감을 세탁기로 옮기는 등 간단한 가사일을 수행한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이날 시연에서는 로봇이 소파 위에 놓인 세탁물을 집어 들면서 가사 노동을 시작했다. 세탁물을 손에 쥔 채 드럼세탁기 앞으로 이동한 뒤 문을 직접 열고 빨랫감을 집어넣었다. 마지막에는 세탁기 문까지 닫았다. 사람의 손놀림과 비교하면 속도는 느렸지만 동작 과정에서 큰 흔들림 없이 일련의 작업을 매끄럽게 수행했다.

원로보틱스 관계자는 세탁물을 세탁기에 넣는 수준을 넘어 빨래를 직접 개는 로봇도 개발했지만, 이날 전시장에서는 공간 제약으로 해당 기능을 선보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LG전자도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CLOiD)’를 개발하고 있다. 클로이드는 집 안의 가전과 연결되는 AI홈의 핵심 기기로, 현재 빨래를 개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이 열린 4일(현지시간), 다수의 중국 기업이 컴패니언 로봇을 선보였다. 사진은 시안로보틱스(Cyan Robotics)의 ‘아무(Amoo)’.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이 열린 4일(현지시간), 다수의 중국 기업이 컴패니언 로봇을 선보였다. 사진은 시안로보틱스(Cyan Robotics)의 ‘아무(Amoo)’.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사람과 교감하는 ‘컴패니언 로봇’도 중국 기업들이 공을 들이는 시장이다. 올로봇(Ollobot)의 ‘올로니 SS1(OlloNi SS1)’과 시안로보틱스(Cyan Robotics)의 ‘아무(Amoo)’ 등은 동물을 연상시키는 귀여운 외형부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사람의 말과 행동에 반응하며 상호작용하고 간단한 교육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가정용 컴패니언 로봇 올로봇(Ollobot)의 ‘올로니 SS1(OlloNi SS1)’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에 전시돼 있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가정용 컴패니언 로봇 올로봇(Ollobot)의 ‘올로니 SS1(OlloNi SS1)’이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에 전시돼 있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제로스(Zeroth)는 아예 사용 환경에 따라 로봇의 모습을 달리했다. 무릎 높이보다 작은 ‘M1’은 가정용으로 개발했고, 애니메이션 캐릭터 ‘월-E’를 연상시키는 바퀴형 ‘W1’은 캠핑 등 야외·레저 활동을 겨냥했다. 가격은 각각 2499달러와 4699달러다. 전시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제품을 구매한 관람객들이 있다”며 현장에서의 관심을 전했다.

▲중국 로봇 기업 제로스(Zeroth)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에서 컴패니언 로봇을 선보였다. 사진은 실내 가정용 ‘M1’과 야외·레저용 ‘W1’.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중국 로봇 기업 제로스(Zeroth)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에서 컴패니언 로봇을 선보였다. 사진은 실내 가정용 ‘M1’과 야외·레저용 ‘W1’.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집 안에서 일하고 사람과 교감하는 로봇이 ‘실용성’을 보여줬다면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운동 능력’을 뽐내는 데 집중했다.

샤오미와 유니트리(Unitree), 애지봇(Agibot) 등 중국 기업의 로봇들은 전시장 곳곳에서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였다. 사람과 함께 축구를 하는 로봇도 등장했다. 아직 골문을 정확히 겨냥하는 능력은 다소 서툴렀지만 공을 차는 힘과 방향 제어는 제법 안정적이었다. 특히 한쪽 발로 공을 걷어찬 직후 몸이 기울어져도 다시 중심을 잡는 모습은 로봇의 균형 제어 기술이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음을 보여줬다.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이 열린 4일(현지시간), 로봇이 전시 관계자들과 함께 축구공을 차며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이 열린 4일(현지시간), 로봇이 전시 관계자들과 함께 축구공을 차며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유니트리의 로봇들은 서로 격투기를 벌였다. 상대를 향해 주먹과 발을 뻗고 충격을 받은 뒤에도 자세를 바로는 등 관절 제어와 균형 유지 기술이 뛰어났다.

이에 대해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얼마나 실속이 있는지, 실제 시장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은 유럽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고, 휴머노이드 로봇 전시는 마케팅의 성격도 있다”며 “미국 IT 전시회인 CES와 달리 IFA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행사다. 유럽은 친환경과 기후 대응, 탄소중립 관련 규제가 강한 만큼 중국 기업들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이 열린 4일(현지시간),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Unitree)의 로봇들이 복싱 시연을 준비하고 있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6’이 열린 4일(현지시간),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Unitree)의 로봇들이 복싱 시연을 준비하고 있다. (베를린(독일)=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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