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인 줄 알았더니…글로벌 비만약 파트너에 울고 웃는 K바이오

입력 2026-09-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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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펩트론과 디앤디파마텍 등 글로벌 빅파마와 협업하는 대형 호재로 시장의 기대를 받았던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예기치 못한 위기를 만났다. 빅파마와의 계약 소식만으로 치솟은 주가와 기업가치 재평가 분위기의 거품이 꺼지면서 이들 기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와 엮이며 주목받았던 디앤디파마텍, 일라이 릴리와의 공동연구로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펩트론이 협업 지속성을 둘러싼 잡음 속에서 고전 중이다.

펩트론은 글로벌 비만치료제 선두 주자인 릴리와 진행 중인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의 만료 시점이 임박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펩트론은 2024년 10월 7일 릴리와 독자적인 지속형 스마트데포(SmartDepot) 플랫폼 기술에 대한 공동연구 및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공시된 계약기간은 14개월이었지만, 지난해 12월 정정공시를 통해 ‘최대 24개월’이라는 조건이 추가되면서 올해 10월 7일이면 2년의 평가 기간이 종료된다.

평가 기간 종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본계약 체결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나 진척 상황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기술이전 성사 여부를 둘러싸고 시장에서는 기대와 의구심이 맞서고 있다. 릴리의 기존 펩타이드 약물에 스마트데포 플랫폼을 적용해 1개월 이상 약효가 지속되는 제형을 개발하는 것이 이번 협업의 핵심이었으나, 본계약 체결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하는 분위기다.

앞서 7월에는 펩트론이 릴리와 개발 중인 장기지속형 당뇨·비만치료제가 ‘마운자로’ 및 ‘젭바운드’ 주성분인 ‘터제파타이드’가 아니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펩트론의 주가가 폭락하자, 최호일 펩트론 대표가 직접 나서 “공동연구가 계획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라며 해명하기도 했다. 펩트론은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혼란을 최소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앤디파마텍은 빅파마의 전략 변화와 파이프라인 구조조정으로 인한 유탄을 맞았다. 최근 화이자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MET-224o’의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디앤디파마텍의 주가가 흔들렸다. 디앤디파마텍은 2023년 미국 바이오텍 ‘멧세라(Metsera)’에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6종을 기술수출하는 대형 성과를 올린 바 있다. 이후 화이자가 멧세라를 인수하면서 디앤디파마텍이 개발한 후보물질들이 화이자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과 화이자의 합작 비만치료제가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화이자는 이달 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파이프라인 업데이트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서 MET-224o는 개발을 중단 파이프라인으로 분류됐다. 지난 5월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배포한 자료에선 MET-224o가 1상 후보물질로 기재돼 있었다. 화이자가 경구용 GLP-1 후보물질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유지하며 유망 파이프라인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MET-224o가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MET-224o를 포함해 총 7개 물질을 개발 중단했다.

다만 후보물질 배제로 디앤디파마텍과 화이자의 협력에 차질이 생길 위험은 크지 않다. 디앤디파마텍은 올해 4월 화이자와 경구용 펩타이드 이중작용제 비만치료제 제형 개발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최초 계약금액은 18억3000만원으로 전년도 연결 매출의 42.64%에 달했다. 이후 7월 화이자의 추가 발주가 이어지면서 계약금액은 25억3000만원으로 37.9% 늘었고, 계약 기간 역시 올해 11월에서 2028년 2월까지 연장됐다.

펩트론과 디앤디파마텍의 글로벌 파트너십에 업계가 촉각을 세우는 이유는 비만치료제 시장의 성장세가 꾸준해서다. 개발에 참여한 차세대 비만치료제가 상업화할 경우, 확보하게 될 마일스톤과 글로벌 매출 비례 경상기술료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8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추정했으며, JP 모건 리서치는 2030년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약 1000억달러(135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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