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병’ 불리던 통풍…배달음식·음주 때문에 2030 환자도 늘어[e건강~쏙]

입력 2026-09-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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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새 20·30대 환자 12.9% 증가…통증 사라져도 꾸준한 요산 관리 필요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과거 통풍은 술과 고기를 즐기는 부유층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여겨져 ‘귀족병’으로 불렸다. 국내에서도 중년 남성의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배달음식과 잦은 음주, 무리한 다이어트 등의 영향으로 20·30대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통풍은 혈액 속에 요산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만들어진 결정이 관절에 침착돼 염증과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말이 나올 만큼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통풍 환자는 2021년 약 138만 명에서 지난해 약 149만 명으로 약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30대 환자는 약 33만1000명에서 37만4000명으로 12.9% 늘었다. 젊은 층의 환자 증가율이 전체 증가율을 웃돈 셈이다.

젊은 통풍 환자가 늘어나는 배경으로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음주, 비만 등이 꼽힌다. 육류와 튀김류 중심의 배달음식에는 퓨린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다. 퓨린은 체내에서 분해되며 요산을 생성한다. 알코올은 요산의 배출을 방해해 혈중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이소연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다이어트나 회식 등으로 생활 패턴이 불규칙한 20·30대는 요산 수치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며 “통풍을 단순히 고기나 술만 피하면 되는 질환으로 여기지 말고 전반적인 식습관과 생활 패턴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체중 감량을 위해 선택하는 고단백 식단이나 간헐적 단식도 주의해야 한다. 통풍 환자가 단백질을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지만 종류와 섭취량을 고려해야 한다. 닭가슴살은 붉은 고기보다 퓨린 함량이 적지만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요산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단백질 보충제 역시 성분을 확인하고 적정량만 섭취해야 한다.

장시간 금식하거나 식사량을 급격히 줄이는 것도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지방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증가한 케톤체가 신장의 요산 배출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과체중이라면 체중 감량이 요산 관리에 도움이 되지만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을 병행하며 서서히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로’ 음료와 무알코올 맥주도 통풍 환자에게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제로 음료는 일반 탄산음료보다 당 섭취를 줄일 수 있지만 물 대신 자주 마시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무알코올 맥주도 알코올 함량이 낮거나 없더라도 원료인 맥아와 보리에 퓨린 성분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제품의 표시만 믿기보다 성분과 원재료를 확인해야 한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치료를 임의로 중단해서도 안 된다. 급성 발작은 소염진통제로 비교적 빠르게 가라앉지만 관절에 쌓인 요산 결정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치료를 중단하면 발작이 반복되고 관절 손상이나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풍을 진단받았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처방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요산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분 섭취를 병행하고 육류 내장과 술, 액상과당이 든 음료의 섭취도 줄이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통풍은 통증만 가라앉힌다고 치료가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요산 수치를 조절해 재발과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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