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실종자는 별도 현장인 어퍼트리슐리-1에서 근무
집채만 한 바위·1m 넘는 진흙에 막혀 터널 진입도 못 해

네팔·중국 국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덮친 대홍수 발생 9일째인 3일(이하 현지시간) 구조 당국의 수색이 수력발전소 지하 터널에 집중되고 있다. 터널 안에 공기와 식량, 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실종자 약 90명의 생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피해 지역에 있는 수력발전소 4곳의 터널을 중심으로 수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라수와가디 수력발전소와 어퍼트리슐리-3A 발전소 터널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약 90명의 생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암슈 키란 샤히 네팔 전력청 이사는 로이터에 라수와가디 수력발전소 터널 안에 있는 방 형태의 공간에 직원 46명이 대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공간은 평소 통신이나 휴식을 위해 사용돼 식량과 물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샤히 이사는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들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터널 내부에 공기가 남아 있는 점도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라수와가디 발전소는 중국 국경에서 약 5㎞ 떨어진 곳에 있는 111㎿급 시설이다.
어퍼트리슐리-3A 발전소에서는 직원 42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터널 내부에 물이 차지 않은 공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소 공급용 배관을 통해 터널 안으로 공기를 넣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네팔군은 굴착기와 조명 장비를 동원하고 통제 발파까지 시행하며 터널 입구를 막은 진흙과 바위를 걷어내고 있다. 그러나 홍수가 몰고 온 토사와 낙석의 양이 워낙 많아 진입 속도는 더딘 상태다.

다만 생존 가능성이 거론된 약 90명은 한국인 9명이 실종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실종자와는 별개다. 한국인 실종자들이 터널 안에 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어퍼트리슐리-1은 네팔 라수와 지역의 트리슐리강 상류에 건설 중인 216㎿급 수력발전소다. 한국 기업과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 등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홍수로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 등 한국인 9명이 실종됐다.
한국 기업 대응팀은 실종자들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사무동과 상부 위어댐 주변을 우선 수색했지만,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후 발전소 메인 캠프에서 트리슐리강 하류까지 수색 범위를 확대했다.
어퍼트리슐리-1 터널에서 살아 나온 현지 직원의 증언도 나왔다. 3일 로이터 보도를 보면 보조 작업자 단 바하두르 타망은 홍수가 터널로 밀려들자 배관을 붙잡고 버텼다. 이후 물이 빠지자 동료들과 손을 잡고 어둠과 잔해를 헤치며 터널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 사례는 어퍼트리슐리-1 터널 일부에 생존 공간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는 3일 네팔군 헬기 2대를 지원받아 한국인 실종 지역을 공중에서 수색하려 했다. 그러나 비와 강풍으로 시야가 1m도 확보되지 않아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회항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헬기 1대를 띄워 발전소 메인 캠프부터 강 하류까지 살폈다. 남동발전은 드론 6기와 수색견 2마리를 투입했지만, 아직 실종자들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구조 당국은 날씨가 나아지는 대로 헬기 수색을 재개하고 지상에서는 터널과 강 하류 수색을 병행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