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가 5000억원 도로공사 지분⋯법원 절차 거쳐 출자
현금 아닌 공기업 지분 활용⋯새출발기금 자본 보강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새출발기금의 손실흡수력을 보강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넘겨받은 5000억원 규모의 한국도로공사 주식을 기금에 현물출자한다. 자영업자 채무조정 과정에서 1조원대 평가손실이 누적된 새출발기금의 자본 잠식을 막고 재무 건전성을 방어하기 위한 긴급 수혈 조치다. 캠코는 대상 비상장주식 4499만여 주의 공식 가치평가에 착수했으며, 법원 검사 절차를 거쳐 최종 출자액을 확정할 방침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도로공사 비상장주식의 적정 가액 산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외부 회계법인이 도로공사의 사업 및 자산 현황을 검토해 법원 검사 절차에 제출할 평가보고서를 작성한다. 거래에 따른 세무·회계 쟁점과 출자 후 재무 영향도 함께 분석한다.
해당 주식의 액면가는 주당 1만원으로 액면총액은 4499억2352만원이다. 다만 비상장주식이어서 실제 출자액은 가치평가 결과와 법원 검사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번 출자 대상은 정부가 2022년 새출발기금 재원 마련을 위해 캠코에 현물출자한 도로공사 주식이다. 이는 정부가 2021년 코로나19 유동성 위기 기업 지원을 위해 출자한 도로공사·공항공사 지분과는 별도 물량이다.
현재 캠코의 도로공사 지분율은 1.8%다. 비상장 공기업 주식 특성상 지분율만으로 정확한 시장 가치를 매기기 어려워 외부 전문평가가 필수적이다.
새출발기금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취약 채권을 사들여 원금 감면과 분할상환을 돕는 공적 채무조정 기구다. 7월 말까지 채무조정을 신청한 차주는 21만1000명, 신청 채무액은 3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14만7000명이 13조5000억원 규모의 약정을 맺었다. 평균 원금 감면율은 74%다.
새출발기금은 캠코가 지분 100%를 가진 주식회사 구조다. 현물출자가 끝나면 기금은 도로공사 주식을 자산으로 잡고, 캠코는 대가로 기금 지분을 추가 취득한다.
이번 출자는 기금의 손실흡수력을 보강하는 효과를 낸다. 캠코는 새출발기금 지분에 대해 2025년 공정가치 평가 과정에서 약 1조4000억원의 평가손실을 반영했다. 원금 감면과 장기 분할상환 구조상 대규모 손실 누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현금성 실탄보다 자본 확충에 무게가 실린다. 주식이 자본에 편입돼도 부실채권 매입에 쓸 현금은 별도로 조달해야 한다. 배당수익이나 주식 처분 가능성이 실질적 재원 확충의 변수로 꼽힌다.
캠코 관계자는 “도로공사 주식 장부가는 5000억원이지만 최종 출자액은 평가 결과에 달렸다”며 “평가가 끝나야 출자 후 자본 변동과 재무 효과를 확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