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니멀리즘 넘어 ‘표현적 디자인’으로…“개인 취향·감성 담는다”

입력 2026-09-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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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마이애미 서울 2026’서 새 디자인 전략 소개
OLED SH95에 우선 적용…다양한 제품군 확대 검토
AI와 인간 창의성 결합 “기술의 인간적인 면 강조”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사장이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 서울 2026’에서 삼성전자의 새로운 디자인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손희정 기자sonhj1220@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사장이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 서울 2026’에서 삼성전자의 새로운 디자인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손희정 기자sonhj1220@

삼성전자가 미니멀리즘을 넘어 소비자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한 새로운 디자인 전략을 제시했다.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사장은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 서울 2026’에서 “인간의 아름다움 중 하나는 다양성”이라며 “우리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포르치니 사장은 그동안 TV와 스마트폰, 냉장고, 웨어러블 등 기술 산업의 제품들이 ‘미니멀리즘’이라는 공통된 디자인 언어로 수렴해왔다고 진단했다. 반면 집 안의 테이블과 조명, 벽지, 의자부터 사람들이 입는 옷까지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요소는 모두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제시한 ‘익스프레시브 디자인(Expressive Design)’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의미 있는 기능과 시각적 독창성, 감성적 영향을 담는 인간 중심 디자인 전략이다.

포르치니 사장은 “매장에서 TV를 고를 때 이웃이나 친구가 가진 제품과 비슷한 디자인만 선택하지 않도록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익스프레시브 디자인 전략을 처음 구현한 제품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SH95’다. OLED 패널의 얇은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 프레임을 패널 뒤쪽에 배치하는 ‘플로트 레이어 디자인(Float Layer Design)’을 적용했다. 화면이 구조물 위에 떠 있는 듯한 형태를 구현하면서 별도의 커스텀 프레임을 부착해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디자인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포르치니 사장은 “삼성은 기술 혁신의 회사”라며 “디자이너로서 이 기술을 정말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OLED의 얇은 두께를 프레임으로 가리는 대신 이를 디자인 요소로 드러내면서 개인화까지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1일부터 6일까지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리는 '디자인 마이애미 서울2026'의 삼성전자 전시관 (사진제공=삼성전자)
▲1일부터 6일까지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리는 '디자인 마이애미 서울2026'의 삼성전자 전시관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날 전시에서 SH95를 14가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선보였다. 14명의 아티스트가 냉장고와 세탁기,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 제품을 각자의 감성과 시선으로 해석하고, 이를 AI를 활용해 변환·조정·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포르치니 사장은 이 과정에서 인간과 AI의 협업을 강조했다. 인간의 예술적 감각에서 시작해 AI와 상호작용하면서 AI만으로도, 인간만으로도 만들기 어려웠던 새로운 결과물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간의 감정지능(EI)과 상상력(HI)에 AI를 결합해 인간의 창의성과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AI × (EI+HI)’를 디자인 방향으로 제시했다.

포르치니 사장은 “TV는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디스플레이에서 점점 상호작용하는 AI 기기로 이동하고 있다”며 향후 TV가 사용자의 일상을 지원하는 ‘AI 동반자(companion)’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화나 콘텐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업무나 날씨 확인 등 다양한 일상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AI 시대에 맞춰 미래 TV의 산업 디자인뿐 아니라 사용자경험(UX)과 사용자환경(UI)까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 포르치니 사장은 TV 디자인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2026년을 또 다른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향후 새로운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로봇 역시 AI 시대의 새로운 디자인 대상으로 꼽았다. 포르치니 사장은 로봇을 “디자인 관점에서 본다면 본질적으로 AI의 물리적 구현”이라면서 “현재 대부분의 회사들은 휴머노이드에 집중하고 있지만 AI를 구현하는 형태와 폼팩터는 매우 다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형태의 AI 기기를 검토하며 사용자의 일상 곳곳을 연결하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을 통해 이동 중에도 AI를 이용하고 집에서는 TV와 냉장고, 스피커 등 기존 제품이 AI와의 접점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포르치니 사장은 삼성전자가 TV와 생활가전, 모바일 등 일상 전반에 걸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들 기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사용자가 어디에 있든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험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는 “인간 중심 디자인은 슬로건이나 마케팅 문구가 아니다”라며 소비자에 따라 기술을 보이지 않게 만들 수도, 반대로 아름답고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드러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무엇이 옳은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DX부문 CDO 조직은 앞으로 TV·생활가전·모바일 등 핵심 제품을 넘어 AI 서비스와 기기 간 연결 경험까지 인간 중심 디자인 전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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