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ㆍ상주ㆍ군산ㆍ여주 등 지역개발 추진
지역ㆍ축제 데이터 해외 소스사업으로 연결

예산시장이 ‘백종원 효과’를 넘어 스스로 돌아가는 상권으로 한 단계씩 나아가고 있다. 더본코리아와 사업 초기부터 함께한 매장들의 자생력은 80~90% 수준까지 올라왔고 상인들이 직접 상품을 개발해 온라인 판매에 나서는 사례도 생겼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예산시장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로 “상인 스스로 일어날 힘이 생긴 것”을 꼽으며 지역개발 모델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했다.
백 대표는 2일 충청남도 예산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상생프로젝트 지역개발 미디어 간담회’에서 “전체 매장을 기준으로 보면 자생력이 아직 50%가 안 된다고 봐야 한다”며 “예산시장이 뜬 이후 들어온 매장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라고 밝혔다.
더본코리아는 사업 초기부터 메뉴 개발과 창업 등을 지원한 매장들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놨다. 백 대표는 “처음부터 교류하고 지원을 받아온 매장들은 자생력이 80~90% 정도는 됐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상인은 자체적으로 포장 상품을 개발하고 온라인 판매까지 시작했다.
그는 “예산시장의 가장 큰 성과라고 보는 것이 상인 스스로 일어날 힘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다른 지역개발 사업은 외부에서 억지로 만들어 놓은 뒤 관심이 사라지면 바로 주저앉는 경우가 많은데 예산시장은 상인들이 스스로 움직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 전체가 안정적인 자생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시장 활성화 이후 임대료가 뛰면서 신규 상인들의 비용 부담이 커진 점을 과제로 꼽았다. 예산시장 개발 초기 월 10만~20만원에도 임대가 쉽지 않았던 점포는 관광객이 몰린 이후 임대료가 150만~200만원까지 오른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백 대표는 “시장 전체가 그렇게 되려면 점포 소유주들이 임대료를 조정하거나 시장의 거품이 어느 정도 빠질 필요가 있다”며 “초기에는 평일과 주말 관계없이 손님이 꽉 찼다면 지금은 주말 중심으로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아침에 자생력이 100%가 될 수는 없다”며 시장이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자생력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예산시장 방문객은 최소 250만명 이상을 전망했다. 예산시장은 첫해인 2023년 약 370만명, 2024년 약 400만명이 찾았지만 지난해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여러 이슈로 방문객이 감소했다.
백 대표는 “올해 5월까지 방문객이 약 140만명”이라며 “올해 최소 250만명 이상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 정도에는 과거 수준으로 다시 복귀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더본코리아는 예산시장에 집중됐던 지역개발 사업을 예산 전역으로 넓히고 있다. 삽교시장 곱창특화거리 조성을 지원한 데 이어 폐교를 활용한 전통주 체험단지를 준비하고 있다. 충남방적과 같은 유휴공간을 관광 콘텐츠로 재활용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백 대표는 “시장만 살리는 게 아니라 빈집, 폐터널, 폐공장처럼 지역의 약점이 될 수 있는 자원을 오히려 강점으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예산시장만 살리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고 시장을 시작으로 주변 지역까지 천천히 개발하자는 구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지역축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직접 입을 열었다. 더본코리아가 전국 지역축제를 독점하거나 축제에서 발생한 매출을 가져간다는 식의 시선이 있었지만 실제 사업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더본코리아는 축제 기간 지역 주민이나 단체가 직접 음식을 판매할 수 있도록 통합 사업자 역할을 맡았다. 며칠간 열리는 축제를 위해 참여자들이 각각 사업자를 낼 수 없는 만큼 더본코리아 사업자로 영수증을 발행하고 실제 매출은 참여자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그는 “축제에서 발생한 매출을 마치 백종원이 전부 가져가는 것처럼 알려진 것이 가장 억울했다”며 “실제 매출은 해당 매장과 참여자들에게 그대로 분배된다”고 말했다.
위생 논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야외에서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축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 식당과 같은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논란 이후에는 위생업체를 이중ㆍ삼중으로 계약하고 별도 감독업체까지 두는 등 관리 수준을 높였다.
백 대표는 “당시에는 억울한 부분도 있었지만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며 “논란을 계기로 축제 전반의 위생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고 이런 과정을 겪어야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가 지역개발에 투입한 비용에 대해서는 단순한 ‘적자’가 아닌 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백대표는 “당장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업의 방향성을 보여주기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예산에서 쌓은 경험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작업도 이어간다. 현재 전남 강진과 경북 상주, 전북 군산 등에서 지역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기 여주에서는 옛 경기실크 공장 부지를 활용한 지역활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원과 안동 등과도 사업을 논의한 바 있다. 다만 백 대표는 지역개발을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 모든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역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는 더본코리아의 식품 연구개발(R&D)과 해외 사업에도 활용한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메뉴를 개발하고 축제 현장에서 수만명의 소비자에게 판매하면서 가격과 선호도, 판매량 등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나 메뉴 개발 회사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새 메뉴가 시장에서 통할지를 검증하는 것”이라며 “축제에서는 특산물로 메뉴를 만들어 수만명에게 바로 선보일 수 있고 줄을 얼마나 서는지, 가격 반응은 어떤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해외용 소스 11종을 개발했다. 해외 한식당뿐 아니라 스테이크ㆍ피자 등 현지 외식업체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높인 제품들이다. 더본코리아의 R&D 인력은 60~70명대로, 백 대표는 지역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메뉴와 식재료 데이터가 장기적으로 회사의 자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역개발에서 얻은 데이터가 결국 소스사업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며 “궁극적으로는 R&D가 주력인 식품기업으로 갈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역개발도 R&D 거점을 확보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과정이고 그 첫 적용 사례가 해외 소스사업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