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탈지스타’에 AI로 외연 확장…게임쇼 변신은 답이 될까

입력 2026-09-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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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가 변화를 택했다. AI와 웹툰, 자동차까지 전시 영역을 넓힌다. 게임을 넘어 콘텐츠 전반을 다루겠다는 구상이다.

변화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게임과 다른 산업의 경계는 이미 흐려지고 있다. AI는 개발과 이용자 경험에 활용되고 있다. 웹툰·영상 등 지식재산권(IP)과 게임의 결합도 늘었다. 자동차와 게임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변화의 출발점이다. 올해 지스타의 외연 확장은 게임산업의 확장보다 빠져나간 게임사의 자리를 메우는 선택에 가깝다.

올해 지스타 1차 참가사 명단에서 국내 대형 게임사를 찾기 어렵다. 이른바 ‘3N2K’로 불리는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가 빠졌다. 대신 호요버스와 넷이즈게임즈, 빌리빌리게임 등 중국 게임사들이 참가한다.

메인 스폰서도 게임사가 아니다. 뤼튼테크놀로지스의 AI 콘텐츠 플랫폼 ‘크랙’이 맡았다. 지스타는 웹툰 ‘유미의 세포들’, 현대자동차 N 브랜드 등과도 협업한다.

국내 게임사들은 부산 대신 독일과 일본 등 해외로 향한다.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은 게임스컴에 참가했다. 넥슨과 넷마블 등은 도쿄게임쇼(TGS)에 참가한다.

게임사들이 게임쇼를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이용자와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를 만날 수 있는 행사에는 비용과 인력을 투입한다.

지스타는 게임사의 빈자리를 다른 콘텐츠로 채우는 데 집중하기보다 국내 게임사들이 지스타 대신 해외 게임쇼를 선택하는 이유부터 살펴야 한다.

게임사의 전략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에서 PC·콘솔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작을 해외 이용자에게 알릴 필요성도 커졌다. 게임 개발 기간도 길어졌다. 매년 지스타에 내놓을 신작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국내 게임사의 이탈을 산업 변화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게임스컴과 TGS도 AI와 하드웨어, 콘텐츠 등 게임 주변 산업을 다룬다. 그 중심에는 게임이 있다.

지스타의 외연 확장도 게임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AI와 웹툰, 자동차가 게임과 만나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게임과의 연결 없이 전시장만 채운다면 게임쇼의 정체성은 약해진다.

국내 대형 게임사의 참가 여부만으로 지스타의 성패를 판단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게임사가 빠질 때마다 게임 밖에서 빈자리를 채우는 방식이 해법이 될 수도 없다.

지스타가 지켜야 할 것은 전시장 크기나 관람객 숫자가 아니다. 게임사가 신작을 공개하고 이용자가 새 게임을 만나는 무대라는 가치다. AI도 웹툰도 자동차도 그 안에서 역할을 찾아야 한다. 지스타가 ‘무엇이든 볼 수 있는 행사’가 되기 전 게임사가 다시 찾고 싶은 무대부터 만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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