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 지정 앞둔 18곳 '구청장 직행'⋯500가구 권한 이양 첫 영향권은 [정비구역 문턱 낮추기, 공급 당길까①]

입력 2026-09-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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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기획 18곳, 6087가구 영향권
17곳은 비강남⋯12개 자치구에 분포

정부·여당이 서울의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서울시장에서 자치구청장으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아직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신속통합기획 사업장 18곳이 첫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18곳 중 17곳이 강남 3구밖에 있어 제도 변화의 영향은 비강남권 중소 규모 사업장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의 신속통합기획 추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정비구역 지정 전 단계로 분류되고 계획 물량이 500가구 이하인 사업장은 18곳 6087가구다. 재개발이 13곳 4294가구, 재건축이 5곳 1793가구다. 재개발 현황은 5월 말, 재건축 현황은 7월 말 기준이다.

비강남권 사업장은 17곳(5685가구)이다. 종로·서대문·용산·강북·은평·구로구에 각각 2곳, 중구·성북·마포·관악·금천·강남구에 각각 1곳이 있다. 계획 물량은 은평구가 2곳(905가구)으로 가장 많고 용산구 610가구, 구로구 595가구, 강북구 568가구 순이다. 강남 3구에서는 강남구 일원청솔 한 곳만 포함됐다. 서초구와 송파구에는 해당 사업장이 없다.

사업별 진행 단계도 다르다. 신속통합기획에 착수한 곳이 6곳, 자문 단계가 5곳이다. 후보지 선정 단계는 4곳이다. 정비계획 용역 착수와 신속통합기획안 통보, 주민공람 단계가 각각 1곳이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자치구청장이 정비계획을 입안해 주민공람과 구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친 뒤 서울시장에게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한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정비계획을 심의하면 서울시장이 정비구역을 결정·고시한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주요 절차는 자치구가 담당한다.

당정안이 입법되면 500가구 이하 사업은 자치구가 정비계획 입안부터 정비구역 지정까지 처리하게 된다. 현행 '구청 입안→서울시 지정' 구조에서 정비구역 지정 권한까지 자치구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구청장에게 500세대 이하 규모의 인허가권을 부여하는 등 조기 인허가와 착공에 최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여당 서울시에 집중된 권한을 자치구로 나누면 정비사업의 첫 관문을 통과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정권자를 '500가구'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나누면 사업장별로 풀어야 할 문제가 생긴다. 계획 물량이 499가구인 은평구 응암우성은 기준선보다 단 한 가구 적다. 현재 제시된 500가구 기준을 계획 물량에 그대로 적용하면 정비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물량이 한 가구만 늘어나도 지정권자가 달라질 수 있다. 계획 물량을 어느 시점에 확정할지, 구역 지정 뒤 500가구를 넘긴 변경안은 누가 심의할지도 향후 입법 과정에서 정해야 할 사안이다.

종로구 구기현대궁전빌라는 216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단지 안에 제1종전용주거지역과 제1종일반주거지역이 섞여 있고 전체 부지가 자연경관지구에 걸쳐 있다. 현행 규제대로라면 제1종전용주거지역에는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 지정권을 종로구에 넘겨도 용도지역과 북한산 주변 경관 문제는 서울시와 협의해야 한다. 구청장이 정비구역을 지정하더라도 서울시 검토를 완전히 피하기 어려운 사업장이다.

구로구 온수동 62일대에서는 약 1만927㎡ 부지에 218가구 규모의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후보지 선정 당시 주민 반대 의견을 고려해 적정한 구역 경계를 다시 검토하라는 조건이 붙었다. 구로구는 주민 의견조사를 거쳐 사업에서 제외할 지역과 구역 경계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도 자치구가 정비계획을 입안하지만, 지정권까지 넘어가면 주민 반대 지역을 구역에 포함할지를 둘러싼 구청의 판단과 책임이 더 커지게 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자치구에 서울시만큼의 인력과 전문가가 없는 것은 그동안 정비구역 지정 권한이 없어 별도의 조직을 둘 법적 근거와 필요성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송파구처럼 인구가 60만 명 안팎인 자치구의 경우 인구 규모가 지방 중견 도시와 맞먹어 도시계획 권한을 수행할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도로와 교통, 공원 등은 자치구 경계를 넘어 연결되는 만큼 서울시가 광역 차원에서 조정하는 장치는 남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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