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좌천동 신당사 이전 과정에서 인테리어와 기존 청사 원상복구·창호공사 등에 모두 2억500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을 집행한 가운데, 당시 여성위원장이자 현 부산시의원의 영향력 아래 관련 업체 선정이 이뤄졌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기존 청사 원상복구와 창호공사를 맡은 업체는 당시 여성위원장이자 현 부산시의원의 부친이 운영하는 회사로 확인됐다. 신당사 인테리어 공사는 해당 의원의 지역구 인근에 있는 소규모 업체가 맡았다. 이 업체는 최근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수사기관은 당시 여성위원장과 김병수 전 부산시당 사무처장 사이의 금전거래가 공사비 집행 및 업체 선정과 관련이 있는지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전 사무처장이 해당 금액을 상환한 것으로 확인돼, 현재까지 파악된 자금 흐름만으로 금전거래에 대가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누가 업체 선정을 주도했고 어떤 기준과 절차가 적용됐는지, 그 과정에서 당직자의 사적 이해관계를 걸러낼 내부 장치가 작동했는지에 모인다.
본지가 부산지방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 부산시당은 2025년 2월 18일 좌천동 신당사 인테리어 공사비로 한국비전아이디에 2억2000원을 지급했다.
같은 날 기존 범천동 청사의 원상복구와 신당사 창호공사 등을 맡은 동남하우징에도 4900여만 원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업체에 집행된 공사비는 모두 2억5000만 원에 가까운 규모다.

당시 부산시당위원장은 신당사 이전과 관련한 실무를 김병수 당시 사무처장에게 맡겼고, 김 전 사무처장이 공사 전반에 대한 실무적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지 취재 과정에서 철거·원상복구와 창호공사, 신당사 인테리어 공사의 업체 선정에 당시 여성위원장과 김 전 사무처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복수 증언이 나왔다. 형식적인 계약·집행 권한과 별개로 실제 업체 선정에 누가 관여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기존 범천동 청사 원상복구와 창호공사를 맡은 동남하우징은 당시 민주당 부산시당 여성위원장의 부친이 운영하는 회사로 확인됐다.
당사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공사를 당직자의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가 맡았다는 점에서 업체 선정 경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치자금이 투입되는 공사를 당직자의 가족 업체가 맡은 만큼 해당 당직자가 업체 선정에 관여했는지, 계약 과정에서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내부 심사나 회피 절차가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신당사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한국비전아이디는 부산 북구에 본점을 둔 실내건축공사업체로, 직원은 3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업체는 2024년 매출 4억3200만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은 1억5300만원에 달했다. 2023년에도 매출 4억2800만원, 당기순손실 1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이번 공사비 2억2000원은 업체의 2024년 매출액의 약 46%에 해당한다. 다만 업체 규모가 작거나 최근 적자를 기록했다는 사실만으로 공사 수행 능력이 부족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핵심은 업체의 재무 상태 자체보다 어떤 기준과 절차를 거쳐 계약 상대방으로 선정됐느냐다.
해당 의원은 인테리어 공사 관련 논란에 대해 “당시 부산시당으로부터 인테리어 관련 도움 요청을 받았다”며 “두 달 정도 당직을 맡은 만큼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했다. 부친이 인테리어업에 종사해 내게 요청이 들어온 것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더욱 노력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사를 지원하는 역할과 특정 업체를 추천하거나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구분돼야 한다. 부산시당이 실제 업체 선정 과정과 해당 의원의 관여 범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당 내부 공사라고 해서 반드시 공개경쟁입찰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제껏 정당 인테리어 부분에서 경쟁입찰을 한 적은 없었다”며 “당원들 중 업자가 있는 모양이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개경쟁입찰 대상이 아니더라도 정치자금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견적 비교와 내부 심사, 이해충돌 방지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계약 상대방이 당직자의 가족 업체라면 선정 기준과 계약 조건을 더욱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법률 위반 여부와 금전거래의 대가성은 수사기관과 선거관리 당국이 판단할 사안이다. 다만 위법성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업체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정치자금 집행의 적절성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세 가지 질문으로 압축된다.
첫째, 당시 김병수 전 사무처장에게 위임된 공사 관련 권한은 실제로 누구의 영향 아래 행사됐는가.
둘째, 당시 여성위원장의 부친이 운영하는 동남하우징과 한국비전아이디는 각각 어떤 기준과 절차를 거쳐 선정됐는가.
셋째, 업체 선정 과정에서 당직자와 업체 사이의 사적 이해관계를 걸러내기 위한 내부 장치는 존재했는가.
부산시당이 구체적인 계약 절차와 업체 선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채 “기존 관행”이라는 설명에 머문다면 논란은 개별 공사 계약을 넘어 정치자금 집행과 내부 의사결정 구조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