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급격한 V자 반등은 아니더라도 엔비디아의 깜짝 호실적과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에 힘입어 한 계단씩 하단을 높이며 상승 환경을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23.49포인트(1.79%) 내린 6788.88에 거래를 마치며 소폭 하락 마감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6포인트(0.09%) 오른 838.41로 강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의 동반 매도세 영향을 받았다. 외국인은 1조7585억원, 기관은 284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고, 개인은 4240억원을 순매수했다.
엔비디아의 어닝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엔비디아는 2028회계연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시장 예상치(45%)를 대폭 웃도는 70%로 제시하며 1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그래픽처리장치(GPU) 200만개 추가 도입 시사와 함께 공급 관련 구매 약정이 1190억 달러에서 2790억 달러로 급증하면서 AI 수요 둔화 우려를 잠재우고 국내 대형 반도체주의 실적 상향 기대를 높였다.
다만 대외 거시경제 및 통화정책 여건도 점차 우호적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 결정하며 2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향후 금리 경로 전망이 완만하게 확인되면서 충격은 제한됐다. 미국에서는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와 9500억 달러 규모 재무부일반계정(TGA) 활용 추진 소식에 장기 국채금리가 소폭 진정됐다. 이란과 오만 간 해협 임시 항로 운항 논의로 국제유가(WTI)도 배럴당 80달러 선에서 안정세를 찾았다.
미국의 전략적 정책 모멘텀에 따른 수혜 업종도 부각됐다. 미국 정부가 우려국 생산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전력망 장비의 수입을 제한하고 자국산 우선 조달을 강화하면서 2차전지와 전력기기 업종이 급등세를 탔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협정이 미국 의회에 제출됐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원전 관련주 역시 강한 상승 탄력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5배 안팎까지 떨어져 역사적 저점 수준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 수가 많은 차별화 장세가 이어지는 만큼 지수 추격 매수보다는 높은 투하자본이익률(ROIC)과 탄탄한 이익 모멘텀을 겸비하고 부채 부담이 적은 대형 우량주로 압축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주요 이벤트를 무난히 소화하며 지수가 7000선 재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며 “금리 압력 완화 국면에서는 AI·반도체와 함께 높은 ROIC를 갖춘 전력, 원전, 조선 등 정책 수혜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