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교육 해야 하는데 시설은 노후화"⋯대학 총장들, 미래대응기금 활용 촉구

입력 2026-08-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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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이상 된 건물·노후 실험장비 등 열악한 환경 지적
등록금 자율화·대입개편 등 대학 현안에도 목소리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한양대 총장)이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교협 하계 대학총장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한양대 총장)이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교협 하계 대학총장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 총장들이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함께 조성하는 미래대응기금을 고등교육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인공지능(AI) 전환과 연구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학 투자를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한양대 총장)은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교협 하계 대학총장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미래대응기금과 관련해 "꼭 고등교육에만 쓰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같은 돈을 투자했을 때 국가경쟁력에 가장 크고 효과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은 고등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영유아 교육부터 초·중등, 고등교육, 평생교육까지 우리나라 교육 생태계 전반에 같이 쓰여야 한다"며 "전통적으로 생각했던 분야뿐 아니라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이나 대학생 마음건강 등 그동안 관심을 많이 두지 않았던 사각지대까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중에서도 고등교육에 조금 더 시선을 돌려주면 어떻겠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20.79%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내년부터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산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되는 재원은 미래대응기금 교육·인재계정에 적립해 영유아·고등·평생교육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국립대도 "사립대 지원 필요"…사립대 "대학 화장실조차 낡아“

▲최재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부산대 총장)이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교협 하계 대학총장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교육협의회)
▲최재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부산대 총장)이 28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교협 하계 대학총장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교육협의회)

국립대와 사립대 총장들도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재원 대교협 부회장(부산대 총장)은 "산업은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대학은 따라가지 못하면서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기업이 대학보다 앞선 지도 벌써 오래됐다"고 지적했다.

최 부회장은 특히 실험·실습 장비와 대학 시설 노후화를 문제로 꼽았다. 그는 "초격차 연구개발(R&D)을 하려면 고등교육 투자 없이는 어렵다"며 "연구뿐 아니라 이를 위한 교육과 인프라 구축에도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대보다 재정 여건이 열악한 사립대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최 부회장은 "국립대는 아무래도 정부가 책임져주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면서 "사립대도 대한민국 대학 교육을 상당 부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현 대교협 부회장(인제대 총장)도 대학 시설의 열악함을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온 여학생들이 가장 먼저 요구하는 것 중 하나가 화장실을 바꿔 달라는 것"이라며 "고등학교 시설은 좋아졌는데 대학에 와보니 가장 기본적인 시설부터 뒤처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립대는 오랫동안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시설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미래대응기금을 잘 활용해 대학들이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록금 대학 자율에"…대입개편엔 "공교육 정상화 우선돼야“

이 회장은 대학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면 지원 규모뿐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측 가능하지 않은 예산은 활용할 수 없다"며 "액수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느 정도 재정이 고등교육으로 올 수 있다는 것을 대학들이 예측할 수 있어야 사업을 계획하고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등록금 문제를 인상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며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늘 강조해온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논의 중인 대학입시 개편에 대해서는 공교육 정상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입시 문제는 정답이 없다"며 "기본적으로 공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공교육을 강화하는 방향과 연결된 입시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교육이 처절하게 무너져 있는 상황"이라며 "우수한 교사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공교육이 무너지는 상황을 되돌리지 않는다면 입시뿐 아니라 교육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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