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이어 규제까지⋯정부·여당-서울시, 부동산 정책 놓고 '정면충돌'

입력 2026-08-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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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구역 지정권 이양에 서울시 공개 반발
그린벨트 등 공급 이견⋯토허제는 국토부 권한 확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고성준 기자 joonko1@ (이투데이DB)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고성준 기자 joonko1@ (이투데이DB)

서울 주택 공급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서울시의 갈등이 부동산 정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공급 부지와 물량에서 시작된 이견이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을 넘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등 시장 규제로 번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엇박자가 장기화할 경우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고 실제 주택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5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여당과 서울시의 충돌은 최근 정비사업 권한을 둘러싸고 다시 표면화했다. 정부·여당은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 등을 서울시에서 자치구로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에 집중된 심의로 인허가 병목이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즉각 반발했다. 김동구 서울시 건축기획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개별 자치구 단위로 결정하게 되면 광역 도시계획이 무너지고 난개발을 초래해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며 “결국 사업 속도를 늦추는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4년간 정비구역 지정 평균 처리기간이 84일, 심의 가결률이 90%라는 점을 들어 병목 주장에도 선을 긋고 있다.

공급 부지를 놓고도 이견은 이어져 왔다. 정부가 서울 내 추가 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을 열어놓은 데 대해 서울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등 공급 부지와 개발 방향을 놓고 입장차를 보여왔다.

최근에는 시장 규제를 둘러싼 권한에도 변화가 생겼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은 투기 우려가 있는 경우 동일 시·도 내 일부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직접 지정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서울 내 특정 지역의 지정·해제는 사실상 서울시가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국토부도 서울 내 과열지역을 '핀셋 지정'할 수 있다. 다만 지정 전 서울시와 사전 협의해야 한다.

토허제를 놓고도 양측은 이미 시각차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정부의 서울 전역 토허구역 지정 당시 서울시는 신중한 입장을 전달했다. 앞으로 시장 과열 여부에 대한 판단이 엇갈릴 경우 지정 시점과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양측의 이견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 부족에 앞서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정부와 서울시의 이견이 길어질수록 서울 주택시장은 공급 부족보다 먼저 정책 불확실성을 가격에 반영하게 된다”며 “그린벨트, 정비사업 인허가, 토허제가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면 시장은 공급 확대의 진정성보다 실행 가능성을 의심하게 되고 그 결과 공급은 더 늦어지고 수요는 선호 지역과 희소한 신축으로 집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도 “서울시와 정부가 한목소리를 내야 시장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는데 서로 반하는 목소리를 내면 시장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어디가 주도권을 갖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공급이나 규제 완화 등 정책을 사전에 조율해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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