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현 국세청장 “고가 법인주택 10채 중 4채 사주일가 사용…‘황제사택’ 손본다” [SNS 정책 레이더]

입력 2026-08-2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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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주택 2639채 첫 전수 확인…임대·기숙사 제외 1097채 사적 사용
최고 공시가 200억원 넘어…해외 사택·유학비 지원까지 검증 확대

(임광현 국세청장 엑스 캡처)
(임광현 국세청장 엑스 캡처)

사주일가가 법인 명의의 고가주택을 사적으로 사용해 온 이른바 ‘황제사택’ 관행에 국세청이 칼을 빼들었다. 국세청의 첫 전수 확인 결과 고가 법인주택 10채 중 4채꼴이 사주일가의 거주지 등 사적 용도로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혐의가 확인된 법인의 세무 성실도 전반을 들여다보는 한편 해외 사택과 유학비 지원 등으로 검증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23일 엑스(X·옛 트위터)에 ‘비정상의 정상화, 황제사택 관행 바로잡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임 청장은 “법인 슈퍼카의 사적 사용에 대한 세무조사 이후 법인 명의 슈퍼카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며 “슈퍼카와 똑같은 사안이 바로 황제사택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세청은 국민주택 규모 이상이면서 공시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종합부동산세 대상 고가 법인주택 2639채에 대해 처음으로 실태를 전수 확인했다.

전체 조사 대상 가운데 임대법인이 임대 목적으로 보유한 주택은 1157채, 직원 기숙사 등 업무용 주택은 385채였다. 이를 제외한 1097채는 사주일가가 거주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조사 대상의 약 42%에 해당한다.

전수 확인 대상 주택의 공시가격은 평균 20억원을 넘었다. 공시가격 30억원 초과 주택은 453채, 100억원 초과 주택은 12채였으며 최고가는 200억원을 웃돌았다.

고가 법인주택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 법인은 연 매출 수십억원 규모 중소기업부터 수십조원 규모 대기업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청장은 “현행 세법상 출자임원과 그 친족이 사용하는 사택의 이익과 유지비는 과세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다”며 “그런데도 변칙적인 무상 거주가 업계 일각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태 확인 과정에서는 법인이 강남·용산 등지의 한강 조망 초고가 아파트를 사주나 자녀에게 고급 사택으로 제공한 사례가 확인됐다. 사주가 개인 명의로 보유하던 고가주택 1채를 법인에 넘겨 다주택 규제를 피한 사례도 파악됐다.

직원 복지를 명분으로 100억원이 넘는 하이엔드 콘도를 법인 명의로 확보한 뒤 일반 직원은 사실상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오너 일가나 일부 임원이 사적으로 사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임 청장은 “원천징수로 세금을 한 푼도 빠짐없이 납부하는 봉급생활자와 사무용품 하나도 통제받는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사주의 법인자산 사적 유용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국세청은 사주의 법인주택 사적 사용을 해당 기업 전반의 탈세 위험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대응할 방침이다. 사적 사용 혐의가 확인된 법인에 대해서는 세무 성실도 전반을 검증하는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임 청장은 “이번 점검이 ‘회사의 공적 영역’과 ‘오너의 사익 추구’ 사이의 경계가 모호한 기업들에 대해 원칙을 명확히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증 대상도 국내 황제사택과 고급 콘도에서 해외로 확대한다. 해외에 유학 중인 회장 자녀에게 사택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법인자금으로 유학비를 지원하는 행위 등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임 청장은 “법인자금 횡령 행위 전반으로 국세청 검증을 확대하겠다”며 “이를 통해 조세정의를 실현하고, 반칙과 특권을 누리는 일부가 아니라 규칙을 지키는 다수가 존중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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