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카카오, AI·투자 ‘두 엔진’으로 쪼갠다…2030년 합산 매출 16조 정조준

입력 2026-08-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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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AI 0.36·카카오X 0.64 인적분할
AI는 카카오톡 중심 ‘에이전틱 AI’ 집중
X는 6.4조 투자여력…가상자산·피지컬 AI 등 발굴
2030년 AI 6조·X 주요 사업 10조 이상 목표
자사주 3000억 매입·소각…주주환원 강화

(사진제공=카카오)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가 카카오톡·AI와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사업을 둘로 쪼개 ‘두 개의 성장 엔진’을 가동한다. 카카오톡을 약 5000만 이용자의 맥락을 이해하는 ‘에이전틱 AI 인터페이스’로 진화시키는 동시에 별도의 투자회사를 통해 가상자산과 피지컬 AI 등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한다. 사업 성격이 다른 영역을 분리해 의사결정과 투자 속도를 높이고 저평가된 기업가치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신설법인 ‘카카오AI’와 존속법인 ‘카카오X’로 회사를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다. 기존 주주는 이 비율에 따라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다.

이번 분할은 카카오가 지난 2년여간 추진해온 그룹 구조 개편의 사실상 마침표이자 AI 중심 성장 전략의 출발점이다. 카카오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계열사를 줄여왔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고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로 서로 다른 사업을 동시에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톡·AI 중심 플랫폼과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 기준도 달라진 만큼 독립 경영이 기업가치 제고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분할 이후 카카오AI는 ‘AI 코어 컴퍼니’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와 광고·커머스를 결합해 새로운 이용자 경험과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정신아 현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AI 대표를 맡고 디케이테크인과 케이앤웍스 등 운영 자회사가 산하에 배치된다.

핵심 자산은 약 5000만 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다. 카카오는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는 메신저를 넘어 이용자의 의도와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에이전틱 AI 인터페이스’로 카카오톡을 재설계한다. 이용자가 메시지로 원하는 것을 입력하면 개인화된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서비스와 전문 에이전트를 연결해 탐색부터 추천·구매·결제까지 수행하는 구조다.

이는 카카오가 AI 서비스를 별도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하기보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AI 서비스의 핵심 접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도 카카오AI의 핵심 과제로 약 5000만 이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는 에이전틱 AI 인터페이스 구축을 꼽았다.

구체적인 성장 목표도 내놨다. 카카오AI는 2030년까지 AI 일간 활성 이용자(DAU)를 2000만 명 이상 확보하고 플랫폼 체류시간을 5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AI 광고와 에이전틱 커머스, 구독 등 수익모델을 확대해 연평균 약 20%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고 2030년 매출을 6조원 이상으로 키운다. AI 관련 매출은 2028년 전체 매출의 두 자릿수 비중까지 높이고 2030년에는 1조원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X는 카카오AI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 등 테크핀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 등 콘텐츠, 카카오모빌리티를 거느린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재편된다. 대표에는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이 내정됐다. 정신아 대표와 김도영 대표가 각각 AI 플랫폼과 투자·계열사 사업을 나눠 책임지는 구조다.

카카오X는 기존 핵심 계열사의 성장을 지원하면서 제2의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신규 사업 검토 영역으로는 가상자산과 피지컬 AI, 글로벌 팬덤 등을 제시했다. 보유 자산 유동화로 확보한 약 2조3000억원과 자회사 보유 투자재원 약 4조1000억원 등 총 6조4000억원 수준의 투자 여력을 활용한다.

카카오X는 핵심 사업 성장과 신규 투자 성과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주요 사업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을 13.3% 수준으로 끌어올려 매출 10조원 이상의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계획대로라면 2030년 카카오AI와 카카오X 주요 사업의 목표 매출 규모는 합산 16조원을 넘어선다.

기업가치 재평가도 이번 분할의 주요 목적이다. 카카오가 제시한 올해 8월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부분합산가치평가(SOTP) 컨센서스 평균 기준 카카오그룹 잠재가치는 34조2000억원이다. 최근 3개월 평균 카카오 시가총액 16조8000억원보다 17조4000억원 높다. 사업별 실적과 재무정보가 독립적으로 쌓이면 현재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계열사와 플랫폼 가치를 각각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게 카카오의 구상이다.

주주환원 정책도 법인별 특성에 맞춰 나눈다. 카카오AI는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기본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의 30%와 투자차익의 3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 최근 두나무 매각 차익을 활용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계획도 내놨다.

분할 과정에서 고용과 근로조건, 복리후생 등은 유지된다. 카카오AI로 넘어가는 서비스와 사업, 인력, 자산, 기술·모델 역시 기존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일정은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하는 순서다. 내년 1월 27일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번 분할은 카카오가 AI 시대에 맞는 속도와 책임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카카오AI와 카카오X가 각자의 사업 특성에 맞는 전략과 자본배분 원칙을 세우고 더 빠르게 실행하며 그 성과를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도 “AI 시대는 차원이 다른 민첩함을 요구한다”며 “카카오AI와 카카오X 두 개의 엔진으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해 그 성과가 주주와 이용자, 크루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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