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유화 제스처와 대남 배제 전략 병행…‘코리아 패싱’ 우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한미연합훈련이 대폭 축소된 상황을 빌미 삼아 한국 정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20일 밤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돌연 훈련 축소를 지시한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서울은 제일 즐겨하던 ‘전쟁놀이’ 판을 거두어야 하는 가긍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이번 훈련 축소를 “몸통이 잘린 반쪽짜리 연습”, “노른자위가 빠진 빈껍데기 연습”이라고 깎아내리며, 한국군을 향해 “지휘권을 상전에게 맡긴 허수아비 군대의 숙명”이라고 비아냥댔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수위를 높였다. 김 부장은 이 대통령이 훈련 축소를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 점을 두고 “낯간지러운 소리로 아첨”했다며 “리재명의 안팎이 다른 이중적 언행은 한국의 불안초조한 모순심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입장은 미국을 향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을 언급하며 대화 여지를 열어둔 전날 담화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북한이 대미·대남 관계를 철저히 분리해 한국을 배제하는 ‘통미봉남’ 기조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한미 간 비대칭성을 부각해 한국의 안보 자율성과 동맹 신뢰성을 공격하려는 의도”라며 “북한이 워싱턴과 직접 거래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코리아 패싱’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정례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훈련 기간이 기존 11일에서 5일로 대폭 단축되며 21일 조기 종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