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순익 증가·KB 적자폭 95% 축소…신한 둔화·우리 손실 확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주요 시중은행 현지법인의 실적 온도차가 극명하다. 하나은행은 이익 규모를 확대했고 KB국민은행은 대규모 적자를 95%가량 축소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순이익이 줄었고 우리은행은 현지 금융사고 관련 충당금 부담으로 손실이 확대됐다.
20일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올해 상반기 단순 합산 기준 11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979억원 순손실보다 불어난 것으로, KB가 적자를 큰 폭으로 줄였지만 우리소다라은행(PT Bank Woori Saudara Indonesia)의 손실 확대가 합산 실적을 끌어내렸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PT Bank KEB Hana) 올해 상반기 31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지난해 상반기(283억)보다 9.5% 증가했다. 현지 대출과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가운데 부실채권 비율도 낮아지며 수익성과 건전성이 함께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PT Bank Shinhan Indonesia)은 올해 상반기 11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흑자 기조는 이어갔지만 전년 동기(151억원) 대비 약 26% 줄어든 수치다.
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법인(KB Bank Indonesia)은 적자 축소 폭이 두드러졌다. 순손실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809억원에서 올해 41억원으로 적자폭을 약 95% 줄였다. 부코핀 인수 이후 부실여신 정리와 자산건전성 개선을 이어가는 동시에 현지 우량기업과 한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정상여신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손실이 확대됐다. 우리소다라은행의 법인 전체 순손실은 올해 상반기 150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우리금융은 코로나 이후 현지 연금대출 보험사의 건전성 악화에 따라 추가 충당금을 쌓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지만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상업은행이 100곳을 넘는 ‘오버뱅킹’ 시장인 동시에 현지 4대 은행이 전체 상업은행 자산의 59.4%를 차지해 대형은행의 지배력이 강하다. 개인 신용정보 인프라도 상대적으로 취약해 여신 확대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현지 금융계열사를 묶는 지주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는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금융지주회사 설립계획을 승인받아 현지 계열사를 중간지주 아래로 재편할 예정이다. 신한은 지난해 9월 OJK 승인을 받았다. 기존 인도네시아 은행법인이 은행 영업과 현지 금융계열사 관리를 함께 맡는 운영형 지주체제를 추진 중이며 다음 달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중간지주가 현지 계열사의 영업전략을 조율하고 자회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중간지주에 현지 전략 기능을 일부 부여한다면 영업 전략을 포함해 현지 자회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을 짜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