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과 임금협상 타결 상태…쟁의권 확보 절차도 밟지 않아
노조 ‘자사주 1000주’ 요구…강남대로 교통 혼잡 우려도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노동조합인 동행노조가 21일 서울 서초사옥 인근에서 집회와 가두행진을 예고하면서 적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노조가 별도의 쟁의권 확보 절차 없이 연차와 회사 복지제도인 ‘D-day’를 활용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사실상의 쟁의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 동행노조는 21일 오후 5시30분 서울 서초사옥 인근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강남역에서 서초사옥까지 가두행진도 진행한다. 이번 집회에는 약 3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쟁점은 집회 참가를 위한 조합원들의 근태 처리다. 동행노조는 연차와 D-day 등 비근무 근태를 활용해 집회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day는 삼성전자가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휴무 제도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서려면 노동위원회 조정과 조합원 찬반투표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해야 한다. 동행노조는 현재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삼성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이미 마무리한 만큼 합의 유효기간 중 합의된 사항을 둘러싼 쟁의행위를 자제해야 하는 ‘평화의무’ 위반 여부도 쟁점으로 거론된다.
다만 연차나 회사가 인정한 휴무일을 이용한 집회 참석이 곧바로 불법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집단적인 근태 사용의 목적과 방식, 회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쟁의권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수 조합원이 동시에 근태를 사용하고 이로 인해 업무 공백이나 생산·서비스 차질이 발생한다면 적법성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쟁의행위로 판단될 경우 절차적 정당성 여부에 따라 민·형사상 책임이나 사내 징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집회 당일 교통 혼잡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노조는 본 집회에 앞서 강남역에서 삼성전자 서초사옥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행진 과정에서 강남대로 일부 차로가 통제될 경우 금요일 퇴근 시간을 앞두고 차량 정체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요일 오후 강남 일대는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은 구간”이라며 “퇴근 시간대 가두행진이 진행되면 차량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가 내건 요구안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동행노조는 조합원에 대한 자사주 1000주 지급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경영 상황과 요구 수준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재계에서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노사 간 협상은 회사의 경영 여건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쟁의권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에 영향을 주는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경우 노사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행노조 측은 이번 집회가 연차와 D-day 등 정상적인 휴무 제도를 활용해 진행되는 만큼 불법 쟁의행위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