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이 “북미회담, 당사자가 결정…美 대북 적대정책 바꿔야”

입력 2026-08-1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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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 단독 방한...20일 청와대서 이재명 대통령 예방
“한중 관계 개선‧발전 추진에 중요한 합의 이뤄”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단독으로 약 5년 만에 한국을 찾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중국의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북미 정상 간 대화 중재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왕 부장은 20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하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회담·오찬을 할 계획이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왕 부장은 외교부 청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북미 정상회담 중재 여부에 대해 “북한과 미국 사이 결정할 일이며, 특히 미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북미 간 담판에 직접 개입에는 거리를 두고 미국이 선제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재의 한중 관계에 대해 왕 부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개선과 발전의 궤도에 들어섰으며, 이는 양국 이익에 부합하고 양국 국민의 바람에도 부합한다”며 “중국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한중 협력 강화는 한국의 발전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재명 정부를 ‘친중’으로 평가하는 기류와 관련해선 “이재명 정부는 한국의 이익을 수호하는 정부이며, 중국과 우호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작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회담 이후 11개월 만에 이날 다시 만난 양 장관은 한중 양자관계, 한반도 정세와 지역 및 국제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조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중관계 복원의 성과가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에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최근 광복절에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 공존의 청사진을 제시하신 만큼 한국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평화 안정이라는 한중 공동의 이익에 기반하여 중국과 함께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하며 오늘 왕이 부장님과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주룽지 전 중국 국무원 총리의 별세에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왕 부장은 “한반도의 제일 중요한 이웃 나라로서 중국 측은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우리는 응당히 해야 할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북한 두 나라가 점차적으로 평화 또한 공존의 기회를 따라 나갈 수 있는 것을 바라고, 한반도의 지속적인 안정과 발전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도 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조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다자 논의 구상을 왕 부장에서 설명하고, 중국 측에 한반도 평화·안정과 다자 대북 대화를 위한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발신하는데다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오고 있어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조 장관은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중 정상 간 한반도 문제가 긍정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왕 부장에게 협조를 당부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번 회담은 지난 한중 정상회담의 후속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선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수 있는 차기 한중 정상회담의 예상 의제를 살펴보는 자리로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내년이 한중 수교 35주년인 만큼 이를 발판 삼아 ‘전면 복원’을 선포한 양국 관계의 개선·강화를 본격화하기 위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은 오후 6시로 예정됐는데 왕 부장은 오후 6시 16분쯤 외교부 청사에 도착했다. 회담 일정이 다소 늦어지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왕 부장은 이전에도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비롯해 타국과의 주요 외교 행사에 지각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양 장관은 회담 후 자리를 옮겨 만찬을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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