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가 농산물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여행ㆍ문화생활ㆍ교통비 등 소비 빈도와 지출 구조까지 바꾸면서 일상 물가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본지 김지영 기자와 손윤희 박사는 19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T 같은 F’(연출 김성현)에 출연해 폭염과 가뭄 등 기상 이변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과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 현상이 소비자의 장바구니와 생활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두 사람은 먼저 기후 변화가 농산물 공급을 흔들면서 식탁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염과 일조량 변화 등의 영향으로 수입산 망고 가격이 33% 상승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여름철 잎채소 가격도 날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장마가 끝난 뒤 가뭄이 이어지는 7~8월에는 상추와 배추 등 잎채소의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추 가격이 삼겹살 가격을 웃돌 정도로 치솟아 이른바 ‘금추’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는 현상도 소개됐다.
날씨는 상품 가격뿐 아니라 소비 시점을 결정하는 변수로도 작용한다고 봤다. 수요가 몰리지 않는 계절에 필요한 물건을 미리 구매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한여름에 겨울 패딩을 장만하는 것처럼 계절적 수요가 낮을 때 구매하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여행비 역시 계절과 날씨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분야로 꼽혔다. 우기가 시작되는 7월 베트남은 왕복 항공권이 약 38만원 수준까지 낮아지고 4성급 호텔 숙박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일주일 여행을 100만원 이하로 계획할 수 있는 반면, 겨울철에는 따뜻한 동남아를 찾는 여행 수요가 몰리면서 비용이 상승하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특히 기후 변화가 ‘가격’ 자체보다 ‘지출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가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폭염이 이어지면 야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백화점이나 아쿠아리움, 키즈카페 등 냉방이 가능한 실내 시설을 찾는 횟수가 늘어난다. 시설 이용료가 오르지 않더라도 방문 빈도가 증가하면 결과적으로 생활비 지출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무더위 속에서 짧은 거리를 걷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지면 평소 이용하지 않던 택시를 타는 횟수가 늘어나고, 높은 습도로 제습기 등 가전제품을 가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자동차 운행에서도 날씨에 따른 비용 변화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는 여름과 겨울 냉난방 사용이 늘어날수록 에너지 효율이 떨어질 수 있어 같은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평소보다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결국 기후 변화가 단순히 옷차림이나 생활 패턴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식료품 가격부터 여행ㆍ문화생활ㆍ교통과 에너지 비용까지 소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고 봤다. 계절과 기후에 따른 가격ㆍ수요 변화를 함께 살펴 소비 시기와 지출 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