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지방채 추가 없이 5465억 덜어 민생 채웠다

입력 2026-08-1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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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조2420억 2회 추경…세수 3000억 감소 전망 속 노인요양·학교급식 보강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재정 비상’ 선언이 실제 예산 재편으로 이어졌다. 경기도는 지방세가 예상보다 3000억원 덜 걷힐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방채를 추가로 발행하지 않고 기존 세출 5465억원을 구조조정해 노인장기요양과 학교급식 등 4분기 민생 공백을 메우는 데 재원을 다시 배분했다.

‘감액 추경’으로 불렸지만 예산 총액은 줄지 않는다.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은 42조2420억원으로 1회 추경 41조6799억원보다 5621억원 늘었다. 총액을 줄이기보다 세입 감소에 대응해 쓸 돈의 우선순위를 다시 짠 추경에 가깝다. 1회 추경 41조6799억원은 5월12일 경기도의회에서 확정됐다.

▲경기도가 19일 경기도청에서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설명하고 있다. 
도는 지방세 3000억원 세수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존 세출 5465억원을 구조조정하고 노인장기요양과 학교급식 등 본예산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민생사업을 보강해 총 42조242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경기도의회에 제출한다. (경기도)
▲경기도가 19일 경기도청에서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설명하고 있다. 도는 지방세 3000억원 세수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존 세출 5465억원을 구조조정하고 노인장기요양과 학교급식 등 본예산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민생사업을 보강해 총 42조242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경기도의회에 제출한다. (경기도)

19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이날 5465억원의 세출 구조조정을 담은 2026년 제2회 추경안을 경기도의회에 제출한다. 일반회계는 37조6466억원으로 1회 추경보다 3102억원, 특별회계는 4조5954억원으로 2519억원 증가했다.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도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도민의 삶과 직결되는 필수 민생사업을 지키기 위해 전면적인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며 “한정된 재원을 꼭 필요한 사업에 우선 배분해 재정 비상상황에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세수 3000억 줄어도…지방채 7180억 더 안늘렸다

이번 추경에서 가장 먼저 볼 숫자는 세입이다.

경기도는 부동산 거래 위축 등에 따라 지방세 수입을 1회 추경 16조633억원에서 15조7633억원으로 3000억원 낮춰 잡았다.

세외수입은 1564억원 증가한 1조1960억원, 국고보조금 등은 3079억원 늘어난 18조1970억원, 보전수입 등과 내부거래는 1304억원 증가한 1조7489억원으로 편성했다.

지방채는 7180억원으로 그대로 유지했다.

당초예산 지방채는 5202억원이었다. 1회 추경에서 국비 매칭 등을 위해 1978억원을 추가하면서 7180억원으로 늘었고, 2회 추경에서는 추가 발행하지 않았다. 경기도의회 예산검토 과정에서도 1회 추경 지방채 7180억원이 확인됐다.

지방세 수입 전망을 3000억원 낮추면서도 추가 지방채보다 기존 지출을 다시 조정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7733억 목표→ 5465억 제출안…논쟁은 ‘총액’에서 ‘사업’으로

추경 편성 과정에서 제시된 세출 구조조정 목표는 7733억원이었다.

18일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의회·시군의회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실·국별 감액 목표와 도비 매칭사업 축소 가능성을 문제 삼은 것도 이 수치를 근거로 했다.

19일 도가 실제 추경안에 반영한 구조조정 규모는 5465억원이다. 편성 단계 목표보다 2268억원 적다.

다만 두 숫자의 차이를 곧바로 ‘삭감 철회’나 ‘예산 복원’으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경기도가 공개한 최종 설명자료에는 5465억원의 구조조정 규모와 사업별 조정 사유가 제시돼 있지만, 2268억원이 편성 과정에서 어떤 사업별 변화로 조정됐는지는 별도로 대조할 필요가 있다.

이제 추경의 실질적인 평가 기준도 7733억원이라는 목표액보다 5465억원을 어디서 덜었고 무엇을 지켰는지로 옮겨가게 됐다.

△ 선거 끝난 돈·늦어진 사업부터…5465억 구조조정

감액 대상에는 집행이 끝났거나 늦어진 사업, 사업량과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예산이 포함됐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료에 따른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위탁금 미교부액 236억4800만원을 줄였다.

양주~부곡 국지도 건설은 도로구역결정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반영해 보상비 190억원을 감액했다.

경기신용보증재단 출연금 가운데 재난극복 마이너스대출 특별보증 등 3개 특례보증 손실보전금 163억5000만원은 시급성과 재정상황을 고려해 지급시기를 조정했다.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비는 집행시기를 조정하고 연간 정산 예상액을 다시 산정해 114억4200만원을 줄였다.

강동하남남양주선 광역철도는 LH부담금 지급 지연에 따라 102억5500만원, 경기관광공사 운영비는 사업량 축소와 집행예상잔액 등을 반영해 94억9200만원 감액했다.

도청 내부 운영비도 손질했다. 사무관리비 등 행정운영경비 222억 원을 줄이고 3급 이상 고위공직자 업무추진비도 4억 원 삭감했다. 불요불급한 국외 출장과 연수도 줄인다.

△ 5465억 덜어낸 자리…노인요양 1234억·급식 584억 채웠다

줄인 예산의 반대편에는 본예산에 충분히 담지 못했던 민생사업이 있다.

노인장기요양시설 급여에는 996억2400만원, 재가급여에는 237억5200만원​을 반영했다. 합하면 약 1234억원이다.

도교육청 유·초·중·고등학교 급식비에는 583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도내 유·초·중·고등학생 156만명의 무상급식 식품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두 사업은 추 지사가 5일 재정 비상을 선언하면서 4분기 예산 공백을 직접 언급했던 대표 사업이다. 당시 경기도는 노인장기요양 1234억 원과 학교급식 584억원 등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서도 같은 규모가 확인된다.

농어민 기회소득에는 215억4500만원, 청년기본소득 163억1900만원, 결식아동 급식지원 75억1900만원, 친환경 등 우수 농축산물 학교급식 35억원, 시·군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운영 36억6100만원​도 반영했다.

재정이 부족해 기존 사업을 줄이면서도 연말에 공백이 생길 수 있는 돌봄·급식·생계 분야는 다시 채운 구조다.

△ 난임·산모·장애인까지…생활 가까운 안전망 보강

출산과 돌봄, 복지 분야에도 재원을 추가한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에는 223억1300만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에는 115억3200만원​을 편성했다.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60억원, 장애인 활동지원급여 추가지원 30억원​도 반영했다.

어린이·청소년 교통비는 도내 6~18세 40만명을 대상으로 대중교통과 공유자전거 이용요금을 분기 6만원, 연간 최대 24만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의료급여와 국가예방접종 등 필수의료사업도 추경에 포함됐다.

다만 경기도가 배포한 자료에는 저출생·복지·의료 분야 총액이 상단에서는 793억원, 본문에서는 863억원​으로 서로 다르게 적혀 있다. 이에 추가설명자료에서 확인되는 개별 사업액만 반영했다.

△전날 ‘시·군 부담’ 공방…매칭사업은 사업별로 따져야

18일 제기된 시·군 부담 논쟁도 이번 추경안으로 일부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의힘 광역·기초의원들은 도비 매칭 사업 감액이 시·군의 추가 부담이나 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업별 감액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시내버스 공공관리제는 실제로 114억4200만 원이 감액됐다. 설명자료상 도비 감소액은 34억3300만원, 시·군비 감소액은 80억900만원​이다.

반대로 도교육청 학교급식비 583억5000만원과 시·군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운영비 36억6100만원 등은 이번 추경에 추가 반영됐다.

따라서 이번 추경이 31개 시·군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전가’ 또는 ‘부담완화’ 가운데 한쪽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각 매칭사업에서 도비와 시·군비가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를 사업별로 따져야 한다.

이 대목은 9월 도의회 심사의 주요 검증대상이 될 전망이다.

△ ‘얼마나 깎았나’보다 ‘무엇을 지켰나’…9월 도의회로

이번 추경은 추 지사가 5일 ‘재정 비상’을 선언한 뒤 처음 내놓은 실제 예산 재편안이다. 당시 추 지사는 7700억원 안팎의 감액 추경 필요성을 밝히면서 노인장기요양과 학교급식 등 민생 사업 예산 공백을 공개했다.

14일 뒤 나온 예산안은 지방세 수입 전망을 3000억원 낮추고도 지방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았다. 대신 기존 사업 5465억원을 구조조정하고 민생·돌봄 예산을 다시 배치했다.

정 실장은 “민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은 최대한 지켜내고 가능한 범위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며 “민생경제 회복과 취약계층 지원, 도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한정된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제2회 추경안은 9월 1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에서 심의된다. 경기도는 도의회 심의를 거쳐 예산안이 확정되면 부서별 집행 계획을 세워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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