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발전’ 영토 확장⋯발전 5사, 가스·신재생 ‘투트랙’ [美전력시장 정조준]

입력 2026-08-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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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발전, 가스복합화력으로 흑자…他발전사 태양광·수소·가스 등 다각화 공략
'대미 투자 1호'로 LNG 발전 유력 검토…팀코리아 동반 진출 플랫폼 기대

한국남부발전과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국내 발전공기업 5사가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최대 전력시장인 미국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특히 남부발전이 미국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는 가운데 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1호 프로젝트로 미국 현지 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발전공기업의 미국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발전 5사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곳은 남부발전이다. 남부발전은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확대와 발전설비 교체 수요를 겨냥해 일찌감치 가스복합화력발전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전력공기업 최초의 미국 진출 사례인 미시간주 나일스 가스복합발전소는 성공적인 안착을 넘어 남부발전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나일스 발전소는 2025년 기준 북미 최대 전력시장인 PJM의 용량요금 상승 등에 힘입어 매출 3억 1000만 달러, 당기순이익 8600만달러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다.

여기에 올해 6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953MW급 오하이오주 트럼불 발전소 역시 향후 30년간 연평균 4억7000만달러의 안정적인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남부발전은 두 발전소의 성공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2025년 해외사업 부문에서만 1300억 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남부발전이 가스복합화력에 집중했다면, 타 발전사들은 미국의 주별 특성과 에너지 정책에 맞춰 신재생 및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며 맞불을 놓고 있다.

▲빅영철 한국남부발전 경영기획부사장(왼쪽 일곱번째)이 현지시간 올해 6월 24일 미국 오하이오주 트럼불 가스복합발전사업 현장에서 주요 관계자들과 함께 준공식 기념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남부발전)
▲빅영철 한국남부발전 경영기획부사장(왼쪽 일곱번째)이 현지시간 올해 6월 24일 미국 오하이오주 트럼불 가스복합발전사업 현장에서 주요 관계자들과 함께 준공식 기념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남부발전)

중부발전은 일조량이 풍부한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 초 착공한 350MW 규모의 루시 태양광 발전소는 앞선 엘라라, 콘초밸리에 이은 세 번째 대규모 사업으로,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서부발전은 미국 에너지 기업 톨그래스에너지와 손잡고 북미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 협력을 추진하는 등 현지 청정에너지 공급망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당초 캘리포니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투자를 추진했으나, 송전망 접속 지연 등의 현지 리스크를 확인하고 과감히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 등 철저한 수익성 분석을 바탕으로 북미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교하게 재정비 중이다.

남동발전 역시 급증하는 현지 전력 수요에 대응해 미국 플로리다주 등 현지 가스발전소 지분 인수와 신규 가스복합 개발 타당성을 신중히 검토하며 북미 시장 진입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발전사들의 미국 진출은 최근 급변하는 한미 통상 환경과 맞물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증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속한 전력 공급이 가능한 가스복합화력발전이 한·미, 미·일 간 대규모 투자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이 대미 투자 1호 후보로 가스 발전 시설 등을 확정한 가운데 한국 정부 역시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유력하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발전공기업들의 미국 진출 가속화가 단순한 개별 기업의 해외 사업을 넘어 국내 플랜트 및 전력 기자재 생태계 전반을 살리는 '팀코리아' 동반 진출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가스복합화력발전소나 대규모 신재생 단지 건설 과정에는 국내 건설사들의 EPC(설계·조달·시공)는 물론 주기기, 배전반 등 중소·중견 전력기자재 업체들의 동반 진출이 필수적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력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한 번 레퍼런스를 구축하면 그 파급력이 엄청난 시장"이라며 "남부발전 등의 선도적인 흑자 경험과 정부 차원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시너지를 낸다면 K-전력 산업이 미국 내에서 에너지 밸류체인을 주도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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