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속도’ 서울 자치구…“정비구역 지정권 ‘시장→구청장’ 이양 추진”

입력 2026-08-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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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 권한 확대’ 공동 TF 구성…도시정비법 개정키로 [메트로]

<‘민선 9기’ 구청장 협의회 첫 안건>
소규모 재건축‧재개발 인허가 논의
“500가구 미만, 자치구로” 본격화
변경사항 자체 처리 범위도 20%↑

서울 지역 재건축은 물론 재개발 인‧허가권을 서울시장에서 구청장으로 넘기는 방안이 본격 추진된다. 서울시 구청장들은 500세대 미만 소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부터 우선 적용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강남구 은마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 강남구 은마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특별시 구청장협의회는 자치구 권한 확대를 위한 공동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개정에 나선다. 구청장 협의회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단체장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서울시와 중앙 정부에 정책 개선을 건의하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도시정비법 제8조는 정비구역 지정을 서울시가 관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면적‧건폐율용적률 등 자치구에서 처리 가능한 정비구역의 경미한 변경사항을 1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개정하겠다는 게 서울 자치구 입장이다. 류삼영 동작구청장은 12일 서울시청 기획 상황실에서 열린 제203차 구청장 협의회 정기회의에서 ‘정비구역 지정 및 변경에 대한 자치구 권한 이양’을 정식 안건으로 제출했다.

지난달 임원 선출 총회 이후 새롭게 진용을 꾸린 협의회가 민선 제9기 첫 공통 현안을 논의했는데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시장→구청장’으로 이양하자는 제안이 첫 번째 협의안으로 올라갔다.

▲류삼영 동작구청장이 12일 서울시청 기획 상황실에서 열린 제203차 서울특별시 구청장 협의회 정기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 동작구)
▲류삼영 동작구청장이 12일 서울시청 기획 상황실에서 열린 제203차 서울특별시 구청장 협의회 정기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 동작구)

류 구청장은 △500가구 미만 소규모 정비사업의 경우 자치구로 사업구역 지정권을 위임하고 △자치구가 자체 처리할 수 있는 경미한 변경사항 범위를 20% 미만까지 확장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류 구청장은 “자치구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지역 특성을 반영해 직접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권한이 자치구로 이양되면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줄이고 사업기간을 단축하는 한편 주민이 체감하는 정비사업 속도와 행정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 서대문‧금천‧광진구를 제외한 22개 자치구가 동참했다. 부구청장이 대참한 도봉‧관악‧서초구를 뺀 19개 자치구는 구청장 본인이 참석할 만큼 열의가 높았다. 이날 회의장에 부재했다고 해서 동의하지 않는 건 아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기자에게 “500세대 미만 소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관한 인‧허가권을 구청장이 갖는 일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12일 서울특별시 구청장 협의회장 자격으로 민선 제9기 첫 공동 현안 논의를 시작했다. (사진 제공 = 서울 성북구)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12일 서울특별시 구청장 협의회장 자격으로 민선 제9기 첫 공동 현안 논의를 시작했다. (사진 제공 = 서울 성북구)

“500세대 정비사업 우선 적용
⋯행정절차 줄여 사업기간 단축”

서울시는 “난개발 우려” 반대

현재 구청장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민선 제7‧8‧9기 ‘3선’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자치구별 여건과 행정환경 차이를 고려한 현장 목소리를 바탕으로 25개 자치구가 함께 고민하겠다”며 “필요한 제도 개선은 서울시와 중앙 정부에 적극 건의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 같은 자치구 요구에 반대한다. 컨트롤 타워 없는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전문위원(부동산학 박사‧이투데이 자문위원)은 “주택 공급은 단지 아파트만 건설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부동산 개발에 따른 초‧중‧고 학교 이전과 신설부터 교통망 확충, 직‧주‧락(職住樂)을 결합시키는 공원 조성‧기업 유치까지 베드타운을 넘어서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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