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수사관에 사건 지휘한 검사, 직접 기소 안돼"

입력 2026-08-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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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검사가 검찰수사관에게 사건을 지휘한 뒤 직접 기소하는 것은 검찰청법에 위법해 공소 제기 자체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8일 대법원 3부(이숙연 주심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구미시 공무원 A씨와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등산로 보행용 매트 납품업체 대표 B씨 등의 상고심에서 징역 8년에 벌금 2억원, 추징금 1억5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공소기각 취지로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씨에게 벌금 2000만원, A씨의 30대 자녀 C씨와 D씨에게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등을 명한 원심 판결도 같은 취지로 파기했다.

대법원은 “해당 범죄는 검찰수사관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그 수사는 담당 검사의 수사지휘하에 이루어진 수사라고 봄이 상당하다”면서 “이는 담당 검사가 수사개시한 범죄라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청법 제4조는 검사 자신이 수사를 개시한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해당 사건 기소는 원칙적으로 검찰수사관의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아닌 다른 검사가 해야 한다는 취지다.

A씨는 구미시 공원녹지과장을 맡던 2021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납품업체 대표 B씨에게 ‘납품 편의를 봐줄 테니 자녀 2명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급여를 달라’고 요구해 83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2년 대구지검 검찰수사관은 A씨의 별건 비리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자 수사에 나섰다. A씨는 2016년 '민간공원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주겠다'며 설계용역대금 명목으로 관련 사업 관계자로부터 68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었다.

수사를 마친 검찰수사관은 2024년 사건을 담당 검사에게 송치했는데, 추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B대표에게 8350여만원을 수수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해당 사건에 대해서도 담당 검사에게 송치했다. 담당검사는 2024년 8~11월 3차례에 나눠 A씨를 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 측이 ‘담당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하고 공소를 제기했다’며 위법한 기소라고 주장한 배경이다.

쟁점은 이번 공소 제기가 ‘검사 자신이 직접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해선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한 검찰청법 제4조를 위반하는지 여부다.

1, 2심 재판부는 검사의 공소제기가 적법하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검찰수사관이 수사 과정에서 발견한 추가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사법경찰관 직무를 수행하는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개시한 범죄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검사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검찰수사관이 검사 지휘로 착수한 수사가 포함되는지를 명확히 밝힌 최초의 판결”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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