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도 뛰었지만 세계는 더 빨랐다…독파모 모델이 마주한 ‘60점 벽’

입력 2026-08-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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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점대 뛴 글로벌 AI…中도 美 프런티어급 추격
기술 경쟁 넘어 대규모 인프라 뒷받침돼야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올해 초 50점대였던 글로벌 프런티어 AI 모델의 성능 기준선이 불과 8개월 만에 60점대로 올라섰다. 중국 모델도 미국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추격 속도를 높였다. 반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차 평가를 앞둔 국내 모델은 성능 개선에도 글로벌 최상위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7일 글로벌 AI 성능 평가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가 산출하는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인텔리전스 지수(AAII)’에 따르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참여 4개사 가운데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모티프 3’가 4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업스테이지의 ‘솔라 오픈2’가 37점, SK텔레콤의 ‘에이닷엑스(A.X)-K2’가 35점, LG AI연구원의 ‘K-엑사원(EXAONE) 2.0’이 31점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모델의 성능 자체는 독파모 1차 평가 당시보다 크게 개선됐다. 올해 1월 AAII 점수와 비교하면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모티프-2-12.7B’ 24점에서 모티프 3 47점으로 23점 상승했다. 업스테이지도 ‘솔라 오픈 100B’ 21점에서 솔라 오픈2 37점으로 16점 올랐다. 다만 당시 32점으로 국내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던 LG AI연구원의 K-엑사원은 이번에는 31점에 머물렀다.

문제는 같은 기간 글로벌 최상위권의 기준선도 빠르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1월에는 오픈AI의 ‘GPT-5.2’가 51점으로 가장 높았고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푸스 4.5’가 50점, 구글의 ‘제미나이 3 프로 프리뷰’가 48점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8개월여 만에 프런티어 모델은 ‘60점 벽’을 넘어섰다. 클로드 오푸스 5가 63점으로 글로벌 1위를 기록했고 오픈AI의 ‘GPT-5.6 솔’과 xAI의 ‘그록 4.6’은 각각 61점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 모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문샷AI의 ‘키미 K2 싱킹’은 1월 41점에서 8월 ‘키미 K3 프로’ 60점으로 뛰었다. 알리바바는 ‘큐원 3’ 30점에서 ‘큐원 3.8 맥스’ 58점으로 성능을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지푸AI는 ‘GLM-4.7’ 42점에서 ‘GLM-5.2 맥스’ 53점으로, 딥시크는 ‘딥시크 V3.2’ 42점에서 ‘딥시크 V4 프로’ 53점으로 상승했다.

벤치마크 점수가 실제 AI 성능 전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AAII는 수학·과학·코딩·추론 등을 종합 평가하지만 한국어를 포함한 다국어 이해 능력이나 특정 산업 과업 수행 능력, 운영 효율 등을 모두 반영하기는 어렵다. 다만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과의 상대적인 성능 격차를 가늠하는 지표로는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모델이 프런티어 모델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알고리즘 개선뿐 아니라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한국도 잘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등 앞선 국가의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최적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독파모 참여 기업이 지원받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 B200 기준 500~735장 수준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 연산 자원만으로 글로벌 60점대 모델과 경쟁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독파모 이후 후속 AI 개발 사업과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도 대규모 인프라 확보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미토스급 모델을 개발하려면 최신 GPU ‘베라루빈’ 기준 약 1만장이 필요한데 지금 기준으로 3조5000억원 수준”이라며 “정부가 특정 기업에 이 정도 규모의 자원을 몰아주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지분 투자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 투자형 연구개발(R&D) 방식의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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