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확대보다 건전성 관리⋯중저신용자 접근성 위축 우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저축은행들이 대출 확대보다 건전성 관리에 무게를 두면서 중·저신용자의 자금 조달 여건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저신용 차주의 취급 비중이 낮아지는 한편 일부 신용대출 상품에서는 고신용 차주 비중이 높아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공시된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의 평균 취급 비중은 4.41%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공시분인 5.77%와 비교하면 1년 새 1.36%포인트(p) 낮아졌다.
일부 신용대출 상품에서는 고신용자 취급 비중이 높아졌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비타WON 프리미엄’ 원리금균등 상품에서 신용점수 900점 초과 차주의 취급 비중은 지난해 7월 49.82%에서 올해 7월 66.07%로 상승했다.
SBI저축은행의 ‘SBI신용대출(PLUS)’도 같은 기간 900점 초과 차주 취급 비중이 4.12%에서 14.41%로 높아졌다. KB저축은행의 ‘kiwi신용대출’ 역시 3.79%에서 11.32%로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여신 운용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건전성 개선 필요성이 함께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금융권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높이면서 대출 증가 여력은 약 30조 원에서 60조 원으로 두 배 확대됐다.
다만 늘어난 여력은 주택 공급과 청년 주거 안정, 실수요자의 자금 애로 해소 등에 중점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전체의 대출 여력이 커졌더라도 저축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 확대로 곧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저축은행으로서도 대출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 차주의 상환 능력과 부실 가능성을 따져 선별적으로 자금을 공급할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 등을 거치면서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자산건전성 관리가 주요 과제로 자리 잡았다. 연체에 따른 신용비용을 낮추려면 신규 대출에서도 차주의 상환 여력을 면밀히 살필 수밖에 없다.
이런 보수적인 여신 기조가 이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가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이용이 어려운 중·저신용자의 주요 자금 조달 창구인 만큼 대출 심사가 강화될수록 이들의 선택지가 더 좁아질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은 상황이 이어지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자금 공급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다만 저축은행 역시 건전성 개선과 가계대출 관리를 병행해야 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과 위험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총량 관리와 별개로 여신 심사는 개별 차주의 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특정 신용등급을 일률적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