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플래닛 리서치랩은 미국과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제도·시장 흐름을 비교한 산업 분석 리포트 ‘미국은 준비 시간이 줄고, 한국은 시장이 법보다 먼저 움직인다’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리포트는 미국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연방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제정했지만 시행규칙 확정이 지연되고 있고, 한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늦어지는 사이 달러 스테이블코인 이용과 결제 인프라 논의가 먼저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18일 지니어스법 시행규칙 제정 시한이 지났지만 확정된 시행규칙은 없는 상태다. 리포트는 지난달 17일 기준 제안 단계 규칙은 11건, 최종 규칙은 0건이라고 짚었다. 지니어스법상 시행일은 내년 1월 18일과 1차 규제기관이 시행규칙을 확정한 뒤 120일이 되는 날 중 이른 날로 정해진다. 시행규칙이 다음 달 20일보다 늦게 확정되면 120일 경로로 시행일을 앞당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비트플래닛은 시행규칙 지연으로 법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자가 인가와 준비자산, 환매·공시 체계를 갖출 시간이 줄어드는 점을 비용으로 봤다.
한국은 법률 제정 단계에서 멈춰 있다고 진단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국회에는 디지털자산·스테이블코인 관련 의원 법안 10건이 계류 중이고, 일부는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됐지만 병합 심사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금융위원회의 정부안도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입법보다 이용자 자산 구성이 먼저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5대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보유금액은 2024년 7월 말 885억원에서 올해 2월 말 6071억원으로 6.9배 늘었다. 다만 지난해 12월 말 8723억원을 정점으로 올해 2월 말에는 30.4% 낮아졌다. 같은 시점 국내 전체 가상자산 보유금액 60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스테이블코인 보유금액은 약 1% 수준이다.
리포트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증가를 제도 지연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환율 상승에 따라 달러 기반 자산 수요가 늘었고, 해외 파생상품 투자 수요가 겹친 결과라는 설명도 함께 제시했다.
국내 결제 인프라 논의와 관련해서는 서클과 카카오그룹, 토스뱅크, 업비트, 빗썸 등의 업무협약을 언급했다. 비트플래닛은 “국내 결제 인프라 논의가 해외 발행자의 기술을 전제로 시작됐다는 사실은 남는다”면서도 “시장 주도권이 실제로 이동했는지를 측정한 지표는 없어 가설로 둔다”고 밝혔다.
리포트는 제도 지연의 비용이 미국과 한국에서 다르게 나타난다고 봤다. 미국에서는 시행일까지 사업자의 준비 시간이 줄어들고, 한국에서는 발행과 유통, 공시에 관한 규율이 완성되기 전 이용자 자산과 결제 인프라 논의가 먼저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플래닛은 “비용은 지연 자체가 아니라, 사업자가 의사결정의 기준점을 갖지 못한 채 보내는 기간이 길어지는 데서 나온다”며 “미국에서는 그 기간이 시행일까지의 준비 시간을 깎고, 한국에서는 국내 결제 인프라 논의의 출발선을 밖에 내준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