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기회소득 150만→75만원 반토막…"추미애, 직접 대화하라"

입력 2026-08-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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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8명 서명 들고 면담 요구… 감액 추경 앞두고 첫 반발 현장

▲경기민예총 관계자들이 12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의 예술인 기회소득 축소 지급 결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경기민예총은 예술인 648명의 서명을 모아 추미애 경기도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경기민예총)
▲경기민예총 관계자들이 12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의 예술인 기회소득 축소 지급 결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경기민예총은 예술인 648명의 서명을 모아 추미애 경기도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경기민예총)
7700억원 감액추경의 첫 파장이 예술 현장에서 터졌다. 연 150만원이던 지원금이 절반으로 깎이자, 예술인들이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 섰다.

12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사단법인 경기민예총은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는 예술인 기회소득 50% 축소 지급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예술인들과 직접 대화하라"고 촉구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급액 조정이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19세 이상 개인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 120% 이하이면서 유효한 예술활동증명서를 소지한 예술인에게 연 15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올해는 한 차례 75만원만 지급하기로 결정되면서 사실상 절반으로 줄었다.

경기민예총은 추 지사의 발언을 그대로 되돌려 물었다. 이들은 추 지사가 "재정위기를 이유로 민생을 포기하지 않겠다", "사회적 약자와 서민의 삶에 떠넘기지 않겠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그렇다면 예술인은 누구인가. 예술인은 재정위기의 고통을 떠넘겨도 되는 사람들인가. 예술인의 삶은 민생이 아닌가. 예술인의 창작 기반은 지켜야 할 공공의 영역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들은 "예술인 기회소득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다. 예술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예술인이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입된 경기도의 대표 예술정책"이라며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라 예술인의 삶과 창작 기반을 행정 편의에 따라 후퇴시키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현장에서는 예술인들의 목소리도 전해졌다. 한 연극인은 "이미 약속하고 신청까지 받은 지원금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예술인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정"이라고 했다. 한 시인은 "예술인에게 시혜하듯, 적선하듯 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예술인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한 시각예술인은 "예술은 결코 사치가 아니며 지역사회 안에서 도민에게 정서적 안식을 제공하고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경기민예총은 재정개혁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추 지사의 재정개혁 방향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불필요한 곳에서 먼저 줄이고 더 큰 책임이 있는 곳에서 더 많이 감당해야 한다는 말에도 동의한다"며 "그러나 그 원칙이 현실에서 실현되려면 예술인과 같은 공공적인 역할을 하면서도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먼저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민예총은 3일부터 11일까지 예술인 648명의 서명을 모아 추 지사 면담을 요구했다. 요구안은 △예술인 기회소득 50% 축소 결정 철회 △하반기 예산 편성을 통한 연 150만원 지급 취지 회복 △예술인 기본소득 정책으로의 제도화 △문화예술 현장과의 공개 협의 절차 마련 등이다.

이들은 "예술인 기회소득 축소 문제를 전임 도정의 재정 문제로 떠넘기지 말고 경기도 문화예술정책 전환의 첫 과제로 책임 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기도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민예총 측에서 기회소득 지급이 중단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불안감이 커진 것 같다"며 "예술인 기회소득에 대한 어떤 것도 결정된 바 없다. 이 부분을 민예총에도 설명했다"고 밝혔다.

예술인기회소득은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 시절 도입된 사업이다. 도내 28개 시군(용인·고양·성남 제외) 거주 예술인이 대상이며 비용은 도와 시군이 절반씩 분담한다. 첫해인 2024년에는 1만673명이 160억여 원을 지원받았다.

올해 경기도가 편성한 예술인 기회소득 도비는 52억원으로, 작년 80억5000만원보다 35.4% 줄었다. 올해 추계로 잡은 1만여명에게 연 150만원을 지급하려면 작년 수준으로 예산을 복구해야 한다. 경기도는 하반기 추경으로 부족분을 채운다는 계획이지만, 추 지사가 7700억원 규모 감액추경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정상 지급 여부는 불투명하다.

감액추경을 둘러싼 우려는 도의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건전재정 혁신추진단은 10일 제2차 회의를 열고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의 재정 여건과 예산 현황을 분석했다.

윤종영 단장(연천)은 "9월 추경에서 '재정 비상상황'을 핑계로 도민을 위한 7700억 원 규모의 민생예산이 기계적으로 삭감되지 않도록 철저히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감액 추가경정예산안은 9월 도의회 임시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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