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도, 회계도 무너진 부산테크노파크…감사서 '혈세 유용·인사 뒤집기' 적발

입력 2026-08-0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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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테크노파크 전경 (사진제공=부산테크노파크)
▲부산테크노파크 전경 (사진제공=부산테크노파크)

부산테크노파크(BTP)가 채용 절차를 자의적으로 운영하고 허위 회의를 통해 예산을 집행한 사실이 부산시 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사위원회가 결정한 채용·승진 결과를 기관장 재량으로 뒤집을 수 있는 구조가 운영됐고, 실제 회의가 없는데도 회의를 한 것처럼 꾸며 혈세를 사용한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기관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가 지난 5 확정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테크노파크에서는 총 15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됐으며, 관련 직원 70명에 대한 신분상·행정상 조치가 요구됐다.

인사위원회 결정도 뒤집은 채용

감사 결과 가장 큰 문제는 인사 운영이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계약직과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 인사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추천한 채용후보자를 채용하지 않거나 추천 순위와 다른 지원자를 최종 합격시키는 사례가 반복됐다.

근거는 내부 인사관리 규칙이었다.

'원장은 채용후보자 중 법인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순위와 관계없이 최종합격자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적용해 사실상 기관장이 인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도록 운영한 것이다.

승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사위원회가 승진 후보자 순위를 확정한 뒤에도 원장이 별도의 성과평가를 실시해 최종 승진자를 다시 결정하면서 추천 순위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위원회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인사 절차가 기관장 재량에 지나치게 좌우될 수 있는 구조였다고 판단했다.

임금피크제도 취지 훼손

임금피크제 운영도 제도의 취지를 벗어났다.

감사 결과 만 58세에 임금피크제를 선택한 직원들을 정원 외 계약직으로 전환해 만 62세까지 계속 근무하도록 운영했다.

사실상 정년을 연장한 셈이다.

더욱이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절감된 인건비를 활용한 신규 채용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이 청년 일자리 창출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제도의 취지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지적이다.

허위 회의로 예산 집행

회계 분야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한 센터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137차례 회의를 개최했다고 보고했지만 이 가운데 108건은 참석자 명부가 없거나 기존 서명을 복사해 붙여 넣는 방식으로 허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에서는 실제 참석하지 않은 사람을 참석자로 기재하거나 회의 자체가 없었는데도 회의록과 참석자 명부를 작성한 사례도 적발됐다.

호텔 회의도 문제였다.

참석자 5명의 단순 업무회의를 호텔에서 진행했다고 보고했지만 회의사진과 회의록, 참석자 명부가 모두 없었다.

일부 사례에서는 호텔 대관 명목으로 예산을 집행한 뒤 실제로는 숙박비와 식비로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위원회는 회의행사비를 목적 외로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심도 모두 기각

부산테크노파크는 감사 결과 가운데 △채용 최종합격자 결정 방법 △임금피크제 운영 △허위 회의 증빙 및 회의행사비 목적 외 사용 등 핵심 3건에 대해 재심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이를 모두 기각했고, 감사 결과는 최종 확정됐다.

이번 감사는 단순한 행정 착오 수준을 넘어 인사 공정성과 회계 투명성, 내부 통제 시스템 전반에 구조적인 허점이 있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공공기관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관련자 문책에 그치지 않고 기관장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인사 시스템과 회계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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