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허가 없는 곳에 폐기물이 쌓였다”…김해 폐기물업체, 영천 사업장 장기 적재 의혹

입력 2026-09-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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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제보 받아 김해·영천 현장 확인…영천 사업장에 폐기물 야적 정황

2021년 매입 이후 수년간 적재 주장…주민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마을 이장 “2025년 5~6월부터 야간 야적…시의원·시청에 알렸지만 치워지지 않아”

▲경북 영천 야적장에 야적되어 있는 정체불명의 유독폐기물로 보이는 제품들 (서영인기자 @hihiro)
▲경북 영천 야적장에 야적되어 있는 정체불명의 유독폐기물로 보이는 제품들 (서영인기자 @hihiro)

경남 김해에 본사 사업장을 둔 폐기물처리업체가 경북 영천의 별도 사업장에 각종 물질과 적재물을 장기간 쌓아 처리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해당 사업장 인근 마을 이장은 지난해부터 야간에 물질이 반입·적재되는 모습을 확인해 지역 시의원과 영천시에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적재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제보를 토대로 김해와 영천의 관련 사업장을 직접 찾았다.

영천 사업장에는 각종 용기와 적재물이 쌓여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제보자는 이곳이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받은 장소가 아니며, 김해 사업장에서 폐기물 등이 반입돼 장기간 적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천은 과거에도 불법폐기물 문제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지역이다.

2019년에도 영천 지역이 전국 불법폐기물 유통조직의 표적이 됐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불법폐기물을 정상적인 처리 과정에 편입하거나 허가받은 처리시설 등을 이용해 처리하는 과정에서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됐다.

과거 사건과 이번 의혹은 별개의 사안이다. 다만 이번에도 허가 여부와 적재물의 성격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면서 영천 지역의 폐기물 관리와 행정기관의 현장 대응이 확인 대상에 올랐다.

“2025년 5~6월부터 밤에 갖다 놨다”

영천 사업장 인근 마을 이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야적이 본격적으로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장은 “2025년 5~6월경부터 밤에 (폐기물을) 야적하기 시작했다”며 “영천시의원에게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상호 영천시의원에게 관련 사실을 전달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는 게 이장의 주장이다.

이장은 이후 영천시청에도 관련 내용을 알렸다고 했다.

그는 “시청에서도 괜찮다고 하고 안 치워주고 넘어갔다”며 “영천시에서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호 영천시의원은 해당 적재물에 대해 “김해 본사에서 영천 1공장으로 제품 생산을 위해 원료를 적재한 것으로 영천소방서에 신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역 주민들의 민원으로 인해 몇 번 공장을 방문했다”며 “사유지인 만큼 행정력이 미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 역시 해당 사업장이 장기간 생산활동을 하지 못하고 적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지가 “2년 이상 제품화되지 않은 채 적재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의원은 “현장이 생산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을 알고 있다”며 “긴 시간 야적이 되는 것으로 보아 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다면 시와의 협의를 통해 행정적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설명대로 해당 적재물이 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라면, 실제 생산을 위한 원료인지와 장기간 적재된 이유, 보관 방식 등이 확인돼야 한다.

반대로 폐기물이라면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보관·처리 기준을 준수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결국 현장의 적재물이 무엇인지, 언제부터 어떤 경로로 반입됐는지, 실제 생산에 사용됐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2026년 9월 18일 경북 영천 야적장의 모습 (서영인기자 @hihiro)
▲2026년 9월 18일 경북 영천 야적장의 모습 (서영인기자 @hihiro)

신고 이후 달라진 현장…“최근 며칠 사이 갑자기 정리”

그런데 본지가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변화도 포착됐다.

제보자들이 환경단체와 행정기관에 신고를 접수한 이후, 현장에 쌓여 있던 적재물의 양이 줄고 일부 공간이 정리됐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추가로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최초 제보 사진과 비교해 적재물의 양이 줄어들고 주변이 상당 부분 정돈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마을 이장은 배수구 주변과 바닥에 남아 있던 액체류의 흔적까지 최근 정리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2026년 9월 18일 경북 영천 야적장의 모습 (서영인기자 @hihiro)
▲2026년 9월 18일 경북 영천 야적장의 모습 (서영인기자 @hihiro)

이장은 “배수구 쪽과 바닥 오염된 액체류들도 최근 며칠 사이 깔끔히 걷어내는 장면들을 확인했다”며 “정리되지 않던 장소가 갑작스럽게 정리되는 느낌이라 다시 전화를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장이 정리된 이유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적재물을 이동·처리했는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적재물이 실제로 폐기물이었다면 어디로 옮겨졌는지, 적법한 처리 과정을 거쳤는지도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반대로 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였다면 그 역시 반출·이동 경위와 최종 처리 또는 사용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 있던 물질의 성격과 처리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재물이 사라졌다면, 오히려 행정기관과 관계기관의 신속한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본지는 김해 본사와 영천 사업장을 직접 취재하는 한편, 해당 물질의 반입·이동 경로와 올바로시스템 신고 내용, 영천시와 소방당국의 현장 확인 및 행정조치 여부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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