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다음날 사망한 이천시 공무원...法 “과로로 인한 순직”

입력 2026-08-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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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신규·계속사업 61개 수행…“업무 혼자 다 맡아”
法 “장기간 과로·스트레스가 심근경색 유발 또는 악화”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모습. (박진희 기자 jinhee12@)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행정법원 모습. (박진희 기자 jinhee12@)

사무관으로 승진한 다음 날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공무원에 대해 법원이 장기간 과로가 원인이라며 순직을 인정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강우찬 수석부장판사)는 최근 경기도 이천시의 토목직 공무원이었던 A 씨의 배우자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04년 지방토목서기보로 임용된 뒤 18년간 도시과, 도시계획과 등에서 근무하다 2022년 12월 1일 지방시설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승진 다음 날인 12월 2일 A 씨는 야간근무를 마치고 밤 9시께 귀가한 뒤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 A 씨는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같은 날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A 씨의 배우자는 2024년 8월 순직유족급여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 씨가 현장 중심의 업무 수행, 야간 회의 및 주말 현장 대응 등으로 상당한 과로 상태에 있었다”며 순직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망인의 업무는 일반적인 내근 공무원의 업무와 달리 현장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므로, 실제 초과근무시간을 객관적 자료만으로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이어 “망인이 담당한 사업의 현장소장 진술에 의하면 공사는 새벽 6시 30분경부터 시작됐다”며 “망인이 참석한 주민협의체 회의는 주로 통상 근무시간 이후인 저녁 7시부터 시작됐는데, 위 회의 시간만 하더라도 승인된 초과근무 시간을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망인이 위 도시재생팀에 속하여 2021년 1월부터 사망시까지 수행한 사업은 신규사업 55개, 계속사업 6개에 이르렀고, 그 사업규모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 씨와 함께 근무했던 도시재생팀 B 팀장의 진술도 고려됐다. B 씨는 법정에서 “저희 팀에 다른 직원들이 잘 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일이 힘들다고 소문이 나서", “도시재생 업무는 예산 편성부터 모든 결과 처리까지 망인이 혼자서 다 하고 있습니다"라고 증언했다.

유족 측을 대리한 노성봉 법무법인 일현 변호사는 “순직 사건에서는 통상 초과근무 기록이나 의학적 소견 등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한데, 이 사건은 직접적인 증거가 충분하진 않았다”며 “법원이 현장소장과 전기기사 진술 등 여러 간접적인 사정을 종합해 망인이 실질적으로 장시간 근무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이 순직유족급여를 신청한 단계부터 결론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행정소송도 약 2년 가까이 진행됐다”며 “업무의 실질을 폭넓게 살펴 순직을 인정한 재판부께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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