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층(55~79세) 취업자가 올해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었다. 고용률은 전년과 같지만, 고령인구에 비례해 취업자도 늘었다. 문제는 취업 사유다. 65세 미만은 경제활동이 끊기면 소득도 단절된다. 65세 이상은 연금이 ‘용돈’ 수준이다. 자산이나 재산소득이 넉넉한 게 아니라면 일을 해야 생계를 유지한다.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의 절반 이상은 ‘생활비’가 목적이다.
◇고령층 10명 중 6명은 취업자
국가데이터처가 5일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고령층 고용률은 59.5%로 전년과 같았다. 주된 배경은 고령인구 증가다. 1701만7000명으로 1년 새 57만 명(3.5%) 증가했다. 1차 베이비붐 세대의 노인인구(65세 이상) 진입으로 최근 10여년간 65~74세가 큰 폭으로 늘었다. 연령대별로 55~64세 고용률은 71.5%로 0.4%포인트(p), 65~79세 고용률은 47.8%로 0.6%p 올랐다. 연령대별 고용률이 올랐는데 전체 고용률이 전년과 같은 건 고령층 내에서 상대적으로 고용률이 낮은 65~79세 비중이 확대돼서다.
일의 주된 목적은 생계다. 고령층의 69.2%는 장래에도 근로를 희망했는데, 이 중 53.4%는 근로 희망 사유가 ‘생활비에 보탬’이었다.
생계 목적의 경제활동이 필요한 이유는 연령대별로 다르다. 64세 이하는 일을 안 하면 소득이 끊긴다. 현재 63세인 국민연금(노령연금) 수급 개시연령은 65세까지 점진적으로 상향된다. 기초연금은 도입 당시부터 수급 연령이 65세 이상으로 정해졌다. 소득을 대체할 현금성 자산이나 개인연금 등 재산소득이 없다면 65세까진 경제활동을 해야 생계가 유지된다.
65세 이상은 연금이 있으나 그 수준이 생활비로 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공적·사적연금을 모두 포함한 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평균 88만원인데, 구간별로 10명 중 8명은 연금액이 100만원 미만이었다. 수령자의 45%는 연금액이 50만원도 안 됐고, 33.2%는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이었다. 연금액이 적은 건 현재 수령자들의 평균 가입기간이 짧아서다. 핵심 연금제도인 국민연금은 1988년 도입됐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4월 기준으로 노령연금 수급자 656만449명 중 완전 노령연금(20년 이상 가입) 수급자는 142만6667명(22.2%)에 불과하다.
◇문제는 일자리 ‘질’
문제는 고령층이 종사하는 일자리의 질이다. 연령대별 근로 희망자들의 근로 희망연령은 55~59세 69.7세, 60~64세 71.9세, 65~69세 75.0세, 70~74세 78.6세, 75~79세 82.3세다. 하지만 고령층의 69.5%는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그만뒀다. 그만둘 당시 연령은 평균 53세였다. 그만둔 이유 중 41.7%는 해고를 비롯한 비자발적 이직이었다. 직업별로 단순노무 종사자와 서비스·판매 종사자, 산업별로 건설업과 도소매·숙박음식업의 근속기간이 짧다.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 후 재취업하는 과정에서 직업이 바뀌는 일도 빈번하다. 최근 1년간 취업 경험자 중 28.9%는 최근 일자리와 주된 일자리 간 관련이 없었다. 특히 65세 전후 일자리 분포가 급격히 달라진다. 65세 전에는 직업별 분포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14.9%, 사무 종사 12.2%, 서비스·판매 종사자 26.2%, 장치·기계조립 종사자 13.3%, 단순노무 종사자 14.9% 등으로 고르다. 하지만 65세 이상이 되면 농림어업 단순노무 종사자 비중이 33.1%로 확대되고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사무 종사자는 각각 6.8%, 5.0%로 쪼그라든다.
이런 상황에서 고령자들의 구직 경로는 공공부문(41.6%)과 친구·친지(27.2%) 의존이 심하다. 민간 알선기관을 이용하는 비율은 9.5%에 불과하다. 일자리 선택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