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제·공시 강화·상폐 기준까지…K바이오, 규제 강화에 ‘삼중고’

입력 2026-08-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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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8-0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코스닥 체질 개선에 칼 빼…바이오 업계 긴장
상장 전부터 상장 후, 유지까지 규제 강화
업계 “바이오산업 특성에 맞는 제도 운영해야”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정부가 코스닥 승강제 도입과 제약·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 마련, 상장폐지 제도 개편 등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바이오 기업의 상장 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바이오기업 대부분이 코스닥에 상장된 만큼 제도 개편의 영향을 직접 받을 것으로 보인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코스닥 시장 제도 전반을 손질한다. 상장 이후 시장 평가부터 연구개발 공시, 상장 유지, 퇴출 기준까지 전 과정에 변화가 예고됐다.

우선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으로 구분하는 승강제가 도입된다. 3개 시장으로 분류해 기업 간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지난달 제약·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술수출 계약과 연구개발 과정에서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상장폐지 기준도 손질하고 장기간 주가가 낮은 ‘동전주’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는 등 상장부터 퇴출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제도 개편을 진행한다.

하지만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준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앞으로는 상장 이후에도 시장의 평가를 지속해서 받아야 해서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부분은 공시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PO) 전부터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술수출 계약과 임상 성공 확률, 연구개발 현황 등을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게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빅파마와의 계약은 비밀유지 조항이 엄격해 세부 정보 공개를 요구하면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 투자 환경도 위축돼 기술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임상 성공 확률도 논문 등을 근거로 기재하도록 했지만 일반적인 평균 수치를 인용하면 대부분 비슷한 내용을 기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승강제 도입과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상장 유지 부담도 커진다. 바이오 기업은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리고 매출 없이 적자가 이어지는 사례도 흔하다. 임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연구개발비가 지속해서 투입하는 산업인 만큼 단기 실적이나 재무지표만으로 기업을 평가하기 어렵다. 실제 기술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기술수출에 성공한 기업도 상업화 이전까지는 대부분 적자다.

특히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도 기업에 부담이다. 정부는 매출과 시가총액 기준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주가가 장기간 낮은 수준에 머무는 ‘동전주’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지난달부터 코스닥 상장 유지 기준으로 시가총액 200억원과 매출 50억원이 적용됐으며 내년 1월에는 각각 300억원과 70억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그러나 바이오산업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장기간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적자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임상시험 결과나 기술수출 계약, 허가 일정 등에 따라 기업 가치와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변한다. 임상 실패나 허가 지연만으로 시가총액이 급감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바이오 특성을 제도에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승강제 도입으로 가장 큰 부담은 실적 관리다. 스탠다드와 관리군에 속한 기업은 주가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자금 조달도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스탠다드와 관리군 종목을 매도하고 프리미엄 종목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시장 쏠림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바뀌는 제도들이 코스닥의 체질 개선과 투자자 보호에 필요하다고 공감하지만 바이오가 일반 산업과 다른 성장 구조인 만큼 산업 특성을 반영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장기간 성과 없이 주가만 낮은 동전주나 10년 넘게 같은 임상 단계에 머무는 기업에 대해서는 관리가 필요하다. 또 파이프라인과 개발 현황을 충실히 공개하도록 한 공시 가이드라인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도가 지나치게 엄격해지면 기술은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기업까지 위축될 수 있다. 신약 개발은 시행착오를 거치는 데 보수적인 잣대를 적용하면 검증된 기술에만 자금이 몰릴 수 있다”며 “특히 코스닥 승강제는 연구개발(R&D) 중심의 바이오·우주항공 기업을 낮은 등급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있어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계와 충분히 논의해 투자자 보호와 혁신 사이의 균형을 맞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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