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發 변동성에 개미들 눈물
상품도입 앞장선 靑 결자해지해야

9000을 넘던 코스피지수가 2026년 7월 30일 현재 5593을 기록하고 있다. 개미는 회복불가의 손실로 눈물을 쏟았고, 외국인은 차익을 실현해 유유히 한국시장을 떠났다. 불가사의한 것은 최근 확정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각각 89조5000억원, 60조5426억원으로 미증유의 역대급이란 사실이다. 기업실적은 하늘을 찌르는데 주가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정책실패를 넘은 ‘금융당국발 인재(人災)’가 아닐 수 없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8일 브라질 현지 브리핑에서 국내 증시의 급등락에 대해, “우리만 그런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역동적 투자자들에게 파생상품이 많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비중이 매우 높은 점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시장특성 때문에 변동성이 증폭됐다”는 것이다. 그의 현실인식은 적확(的確)한가.
미국 등 주요국 증시도 AI 이슈, 중동정세, 유가와 금리 불확실성 때문에 출렁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증시 변동폭은 주요국 대표지수보다 현저히 컸다. 7월 들어 29일까지 하락률은 ‘한국(코스피) -31%, 일본(닛케이225) -13%, 미국(S&P 500) -6%’였다. 충격은 글로벌적이었지만 폭락과 폭등의 강도는 한국이 압도적이었다.
그는 ‘자본시장 특성’을 변동성 증폭의 원인으로 꼽았지만, 그가 탓한 자본시장의 특성은 정책실장이라는 영향력으로 그가 만든 것이다. 그는 ‘역동적 투자’라는 말로 순화시켰지만, 투자자에게 사태 악화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투기심리를 제어하지 못하는 투자자의 특성을 미리 간파했다면, 삼전닉스를 두 배로 추종하는 투기 상품을 출시하지 말았어야 했다. ‘삼전닉스의 비중’이 갑자기 커진 것이 아니라면 이를 주어진 여건으로 간주했어야 했다. 그는 정책 실패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사태악화의 책임을 투자자와 삼전닉스에게 돌렸다.
복기(復棋)를 통해 실패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김 실장은 5월 11일 뜬금없이 페이스북에 “차원이 다른 나라: AI 시대 한국의 장기전략”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의 문제의식은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선택이 아닌 ‘전략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AI 반도체 호황 → 역대급 초과세수 → 국민배당제”를 제안했다. AI 시대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성과가 아닌, “반세기에 걸처 온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에서 니온 것이기에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발언을 계기로 여기 저기서 삼전닉스에 ‘빨대’를 꽂으려 했다. 느닷없는 그리고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전라도 반도체공장 유치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 실장은 올 1월 13일 주요 증권·자산운용사 대표를 불러 모아, “외국 주식투자자(서학개미)를 국내 주식시장으로 불러들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언론인터뷰에서 “레버리지 상품이나 개별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 한국에는 불가능한 상품이 많다”고 했다. 계산된 발언이다. 그후 5월 27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두 배 레버리지 파생상품’이 출시됐다.
“2배를 벌 수 있고 2배를 잃을 수 있다”에서 투자가에게 꽂힌 것은 전자(前者)였다. 통상적으로 공포가 탐욕을 제어한다. 하지만 손해에 대한 공포 경험은 더 큰 탐욕을 부를 수도 있다. 삼전닉스로의 쏠림현상은 가히 ‘극적’이다. 7월 8일 거래기록을 보자. ‘삼전닉스 16개 추종상품+인버스’의 거래대금은 15조6000억원, 기초자산 삼전닉스의 거래대금은 24조7500억원이었다. 삼전닉스 기초자산과 파생상품 거래액은 40조4000억원으로 총거래대금(48조6000억원)의 83.1%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5월 28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2026년 말 자산배분 목표 비중을 국내주식 20.8%, 해외주식 34.7%, 국내채권 23.1%, 해외채권 7.4%, 대체투자 14%”로 설정했다. 국내주식 비중 ‘20.8%’는 비상식적으로 큰 숫자이다. 일련의 과정은 누군가에 의해 설계된 듯하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지 하지 않은 투자자도 선의의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그러면 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어떻게 사태를 수습할 것인가. 책임소재는 명확하다. 결자해지다. 수습은 ‘K배 레버리지’에서 상장 캡을 현행 2배에서 1.3배로 낮추는 것이다. 그리고 진입장벽을 높이고 거래비용(과다호가 부담금)을 올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