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레버리지 ETF 정책도 도마…뒤늦은 규제에 비판 확산
지난달 코스피가 18% 가까이 급반등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 주식을 내다 팔았다. 급락으로 입은 손실보다 시장에 대한 신뢰가 먼저 무너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다시는 국장에 투자하지 않겠다"며 등을 돌리고 있고 정부의 증시 정책을 '카지노'에 빗대 비판하는 목소리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오랫동안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 성향으로 유명했지만 7월 코스피 급락은 변동성에 익숙한 투자자들마저 흔들어 놓으며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냈다. SNS 곳곳에서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으며 비난의 화살은 정부를 향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주식시장 개혁 추진과 수익 증대 가능성을 제시한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고무된 개인 투자자들은 5~6월 약 78조원을 코스피 종목에 쏟아부었으나 지난달 급격한 등락에 큰 타격을 입었다.
5월 초 처음으로 한국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한 서울 거주 30대 후반 김 모씨는 블룸버그에 “그때가 바로 코스피 열풍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나도 그 열기에 완전히 휩쓸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솔직히 두렵다. 이제 두 가지 규칙을 머릿속에 새겨뒀다. 첫째, 한국 주식 시장에 투자하지 말 것. 둘째, 첫 번째 규칙을 따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7월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네 차례 발동됐다. 이는 올해 이전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시장 전체 거래 중단 조치가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시행된 사례다. 5월 말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해외 유사 상품으로의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도입된 ETF가 비판의 표적이 되어 변동성을 증폭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아파트를 담보로 5000만원을 대출받아 주식거래를 해왔다는 40세 이 모씨는 “정부가 그 레버리지 ETF로 불에 기름을 부은 셈”이라며 “정부가 주식시장을 카지노로 만든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당국은 7월 중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신규 상장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주에는 주식시장을 안정화하고 개인투자자의 해당 상품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와 시장참여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너무 늦게 나왔다고 비판했다.
프랜시스 탄 싱가포르 인도수에즈웰스매니지먼트 아시아 수석 전략가는 “현재의 환경은 정부에 상당한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AI 투자 열풍이 여전히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이번 급락은 높은 수익을 안겨줬던 시장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수가 회복되더라도 한 번 잃은 개인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