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잘 나갈 때 CB·EB 발행했는데…코스닥 급락에 조기상환 '시한폭탄'

입력 2026-07-31 06: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6-07-3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코스닥 약세에 주식 교환·전환 유인 사라져
투자자들 만기 전 조기상환 요구 줄 이을 듯
차환 막히면 기업 유동성 직격탄…재무부담 확대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강세장을 타고 메자닌(전환사채·교환사채)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기업들이 증시 하락세 속에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위기에 내몰렸다. 주가가 최저 전환가액 이하로 떨어지거나 리픽싱(주가 하락에 따른 교환가 및 전환가 조정) 조항 자체가 없는 발행 구조 탓에 재무적투자자(FI)들의 주식 전환 유인이 소멸했기 때문이다. 만기 전 조기상환 청구가 현실화할 경우 발행 기업들의 자금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7.90포인트(2.70%) 떨어진 644.78포인트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271.40포인트(29.62%) 하락했다. 이달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종목은 1449개에 달하는 반면, 수익률이 플러스(+)인 종목은 296개에 불과하다.

이처럼 코스닥 시장 전반을 짓누르는 주가 폭락세는 메자닌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던 기업들의 재무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다. 강세장 당시 높은 교환·전환가액으로 발행했던 메자닌의 주식 교환 및 전환 길이 막히면서, 기업들이 대규모 현금 상환 압박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온스글로벌은 지난해 11월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230억원 규모의 사모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인수 당시 교환가액은 주당 6만4066원이었으나, 최근 주가는 2만1000원선까지 밀려나며 발행 당시 대비 약 67% 폭락했다. 해당 EB는 시가 하락에 따른 교환가액 조정(리픽싱)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 구조로 계약됐다. 주가가 6만원선을 회복하지 않는 한 투자자의 주식 교환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주가 부진이 지속될 경우 투자자는 만기인 2030년 11월을 기다리지 않고 현금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휴온스글로벌 입장에서는 2028년 11월 도래하는 조기상환 시점에 맞춰 수백억원대의 현금을 즉시 마련해야 하는 압박을 떠안게 됐다.

코오롱티슈진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9월 1225억원 규모의 CB를 사모로 발행했다. 주가 상승기에 발행한 CB 대부분은 표면이율과 만기이율이 모두 0%로 책정돼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크게 덜어주는 '효자' 노릇을 했다. 그러나, 최근 TG-C의 3상 첫 번째 시험 결과가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최저 조정가액(발행가액의 85% 수준) 이하로 수직 낙하했다. 이날 코오롱티슈진의 종가는 1만1670원이다. 발행 당시 주당 4만3618원에 달했던 전환가액과 비교했을 때, 현 주가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투자자들의 주식 전환 유인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결국, 코오롱티슈진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도래할 대규모 CB 풋옵션 물량을 순수 현금으로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372억원 규모 CB를 발행한 인벤티지랩, 300억원 규모 CB를 발행한 에이럭스 등도 주가 급락으로 최저 조정한도가 무너지며 내년부터 풋옵션 상환 압박을 받게 된다. 투자 유치 시점 대비 주가가 폭락한 후 주가 회복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재무적투자자(FI)들은 주식 전환이나 교환 대신 풋옵션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다. 일부 기업은 계약에 따라 원금에 이자까지 얹어 상환해야 하는 사례들도 부지기수다. 실제로 차바이오텍이 차헬스케어 주식으로 교환해 주기로 한 1200억원 규모의 EB는 투자자인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상환 요구에 최근 발행 원금에 프리미엄을 얹어 조기 상환을 완료했다.

FI 입장에서는 풋옵션 조항을 통해 원금 회수 방안을 마련한 상환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차환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 수백억원대의 자금이 유출되는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증시 침체기와 메자닌 풋옵션 기간이 맞물리면서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기업의 유동성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는 중"이라며 "풋옵션에 대응하기 위해 고금리 담보대출을 받거나 신규 차환 발행을 시도할 경우, 재무 상태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풋옵션 도래까지 남은 기간 동안의 주가 회복 여부에 따라 기업별 온도 차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정몽규 "16강 갔으면 청문회 없었을 것"…홍명보 "특혜·이익 요구 안 해"
  • 창고형 약국, 10명 중 9명 아는데 안 가는 이유는 [데이터클립]
  • 돈 몰려와도⋯대출 빗장에 은행들 속앓이 [공포가 부른 역머니무브]
  • 한국만 재산세·종부세 '이중 과세'…주요 9개국은 지방세 하나로
  • 차익실현도, 손절 자금도 은행으로⋯‘빚투 열기’ 빠르게 식는다 [공포가 부른 역머니무브]
  • 리튬 흑자에도 긴축 고삐…포스코그룹 구조개편 목표 3.5조로 상향 [종합]
  • 삼성전자 "메모리 공급부족 2028년까지"…영업익 400조 시대 초읽기
  • 세제 개편 앞두고 강남 3구 관망⋯외곽은 실수요에 강세
  • 오늘의 상승종목

  • 07.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835,000
    • +0.13%
    • 이더리움
    • 2,728,000
    • -0.18%
    • 비트코인 캐시
    • 306,500
    • +2.23%
    • 리플
    • 1,538
    • -0.19%
    • 솔라나
    • 105,800
    • +0.38%
    • 에이다
    • 241
    • +3.43%
    • 트론
    • 466
    • -0.21%
    • 스텔라루멘
    • 245
    • -0.81%
    • 비트코인에스브이
    • 17,680
    • -0.17%
    • 체인링크
    • 12,000
    • +0.84%
    • 샌드박스
    • 58.48
    • -0.6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