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나오면 떨어지는 대장주의 역설…삼전·SK하닉 이틀 새 시총 537조 증발

입력 2026-07-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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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사상 최대 실적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하면서 이틀 동안 두 종목의 시가총액이 537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반도체 톱2에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집중된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최대 43%대 손실을 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부터 2거래일간 17.91% 하락했다. 27일 25만4000원이었던 주가는 29일 20만8500원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81만6000원에서 140만1000원으로 22.85% 급락했다.

두 종목의 거래대금은 삼성전자 23조1270억원, SK하이닉스 30조4650억원 등 합계 53조592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 전체 거래대금 83조9010억원의 63.88%가 두 종목에 몰렸다.

시가총액 감소 규모도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7일 각각 1484조9548억원, 1294조2675억원에서 29일 1218조9491억원, 1023조4198억원으로 감소했다. 두 종목에서만 536조8530억원이 사라졌다. 이 기간 코스피 시장 전체 시가총액 감소액의 62.1%에 해당한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급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2160억원, SK하이닉스를 4조1680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 순매도액만 6조384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은 개인과 기관이 받아냈다. 개인은 두 종목을 합산해 3조4520억원, 기관은 2조8770억원 순매수했다. 다만 29일에는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694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전날 저가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손절성 매물까지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등의 계기를 기대했던 시장에서 오히려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매성 매물이 출회됐다”며 “부진한 주가 흐름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킨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순매도가 확대되면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대장주 급락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손실을 키웠다. 삼성전자 연계 레버리지 ETF 7종은 2거래일 동안 평균 33.63%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연계 레버리지 ETF 7종의 평균 하락률은 42.70% 수준이다.

실적 발표가 오히려 매도 신호가 되는 현상도 반복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7일 2분기 매출액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의 역대 최대 잠정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날 주가는 6.92% 하락한 바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도 매출액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주가는 9.61% 떨어졌다.

이미 알려진 실적보다 시장 기대치를 얼마나 웃돌았는지와 향후 전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또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가 과거처럼 당장의 실적만으로 평가받는 종목이 아니라 AI 투자 지속성과 금리, 빅테크의 자금 조달 여건에 따라 할인율이 달라지는 성장주 성격을 함께 갖게 됐다고 분석한다. 역대 최대 실적보다 향후 성장 속도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주가를 좌우하는 구조로 변했다는 설명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지금 반도체는 실적주이면서 AI 내러티브 주식이 됐다”며 “금리가 상승하자 과거 실적주일 때 보여줬던 방어력을 잃어버렸다. 연이어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이제는 또 다른 내러티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의 비관론이 극에 달한 만큼 지금은 추가 투매보다 반등의 계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수준이 바닥이 아닐 것이라는 의심이 시장에 만연해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투매에 나서기보다 미국 빅테크 실적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국과 이란의 협상 등 반등 재료의 변화 여부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처럼 항복 매도 물량이 대규모로 나올 때가 상황 반전이 일어나기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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