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교통·콘텐츠 묶어 지역 체류 확대…지역경제 연결이 새 과제

지방공항이 외국인의 새로운 방한 관문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 지방공항 입국자는 작년 동기 대비 42.1% 증가했다. 수도권 공항으로 입국한 방한객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정부와 관광업계는 지방공항 확대를 지역관광 활성화의 마중물로 삼고 관련 정책도 속도감 있게 바꾸고 있다.
2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6월 김해·대구·청주·제주공항 등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39만5246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5% 늘었다. 상반기 지방공항 입국자는 196만 명이었다. 청주공항의 올해 1~5월 외국인 입국자는 작년보다 114% 이상 증가했고, 대구공항도 같은 기간 4만6000여 명의 외국인을 맞았다. 김해공항의 올 1분기 외국인 입국자는 전년보다 45.5% 늘었다.
이처럼 지방공항 이용객 증가는 뚜렷한 방한 흐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입국자가 늘었다고 지역관광 성과가 함께 커졌다고 보기는 이른 상황이다. 올 2분기 외래관광객의 지역 방문율은 34.2%로 지난해보다 늘었다. 그럼에도 방한객 상당수는 여전히 수도권에 머물렀다. 지방공항으로 유입된 관광객을 지역 체류와 소비로 연결하는 일이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배경이다.
외국인의 지방공항 입국 수요를 지역관광으로 연결하기 위해 정부의 관광정책의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지방공항 국제노선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엔 공항에서 관광지까지 이어지는 이동과 소비를 함께 설계하는 방식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지방공항을 입국 거점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여행의 출발점으로 삼게 하려는 취지다.
이 같은 변화는 추진 사업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방공항 국제관광 허브화 TF’를 중심으로 국제노선 확대와 권역 관광상품 개발, 관광 인프라 개선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청주ㆍ대구를 중심으로 권역·초광역 관광코스를 마련하고 지방공항 기반 관광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지방공항 경쟁력을 항공편 수가 아니라 지역 체류 확대에서 찾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항공사와의 협력 방식도 이전과 달라졌다. 관광공사는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과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지방공항 국제노선 확대와 지역 관광상품, 해외 공동마케팅을 연계하고 있다. 항공편 공급과 관광 수요를 별개 사업으로 추진하지 않고 하나의 사업으로 묶는 방식이다. 관광객의 이동부터 소비까지 연결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교통 정책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방공항으로 입국한 관광객이 지역 안에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체류도 늘어난다는 판단에서다. 클룩(Klook), 고 한패스(GO Hanpass) 등 민간 여행 플랫폼을 활용한 고속·시외버스 지원과 공항 연계 교통망 확충이 함께 추진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방 이동 편의를 관광 경쟁력의 한 축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관광 콘텐츠도 변화하고 있다. 권역별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K-POP 콘텐츠와 지역 여행상품을 연계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역 명소를 소개하는 방식보다 여행을 결심하게 만드는 콘텐츠를 앞세우는 전략이다. 항공과 교통, 콘텐츠를 하나의 관광 경험으로 묶으려는 시도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올 상반기 외국인의 카드 관광지출액은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앞으로는 이 소비가 지방으로 얼마나 확산되는 지가 정책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지방공항 확대의 효과도 지역에 머무는 시간과 소비 규모로 입증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