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7월 한 달간 극단적인 변동성을 나타내며 투자예탁금과 신용공여 잔고가 급감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이번 주 예정된 주요 기업 실적 발표와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 여부에 쏠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65.13포인트(0.97%) 오른 6755.7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6.64포인트(2.22%) 오른 764.86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는 7월 한 달간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매수와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특히 10일부터 24일까지 10거래일 연속으로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장세가 이어졌다.
그러면서 시장 주도주인 삼성전자는 고점(36만2500원) 대비 29% 하락한 25만4000원, SK하이닉스는 고점(291만9000원)보다 37% 하락한 181만6000원으로 주저앉았다.
반도체 투톱의 하락과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 지친 투자자들의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6월4일 약 139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투자예탁금은 이달 24일 기준 105조6000억원으로 급감했고, 신용공여 잔고 역시 6월24일 약 38조6000억원 수준에서 32조6700억원으로 줄었다.
증시 피로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주에는 향방을 가를 주요 이벤트들이 집중돼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전자 컨퍼런스 콜, 삼성전기 등 주력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대기 중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공개된다.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투자심리가 약화된 원인으로는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 확대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 우려가 꼽힌다. 알파벳과 테슬라가 2분기 잉여현금흐름(FCF) 적자를 기록하면서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에 따른 과도한 지출이 지속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했다. 인텔 역시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CAPEX 가이던스 상향 소식에 주가가 하락하는 등 시장은 매출 증가보다 현금흐름 감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문가는 국내외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위해 세 가지 핵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우선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뿐만 아니라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기존 핵심 사업의 매출 성장세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본업의 실적 호조를 통해 잉여현금흐름 감소 우려를 완화하고 주가 반등이 나타나야 반도체주 상승 동력도 확보될 수 있다.
매크로 환경 개선과 금리 하락도 필수적인 요소로 거론된다. 빅테크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 적자로 외부 자금조달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고금리 환경은 이자 비용 부담과 재무 리스크를 높인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국제유가 안정세를 바탕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 안정화돼야 투자재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성능 프론티어 인공지능(AI) 모델 수요 증가를 나타내는 토큰 비용 지수(Token Expenditure Index)의 반등이 요구된다. 최근 사용자들이 저가형 오픈웨이트 모델로 이동하면서 토큰 비용 지수가 하락해 AI 기업들의 수익화 지연 우려가 불거졌다. 프론티어 AI 모델 수요가 늘어나 토큰 비용 지수가 상승해야 AI 인프라 투자 지속성에 대한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예정된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AI) 수익화와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핵심 사업의 실적 호조와 주가 회복이 이뤄져야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 반등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