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습 멈추자 이란도 ‘맞불 중단’…중동전 숨고르기

입력 2026-07-27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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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 폭격 멈추면 우리도 공격 중단"
트럼프, 외교 위해 공습 일시 자제
미, 탄약·목표물 소진도 중단 배경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크치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크치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은 미국이 공습을 중단하는 한 자국도 공격을 멈출 것이라고 이란의 한 고위 관리가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이번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들이 공격할 목표물이 거의 소진됐고 미국의 무기 비축량이 감소하는 데 대한 우려를 제기한 뒤 미국이 대이란 폭격 작전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미군으로부터 공습 계획을 보고받았으나 승인하지 않고 대신 공습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간 이란에 대한 공습을 매일 승인해왔다. 이어 25일, 26일도 미국의 공습은 보고되지 않았다.

매일 밤 미국의 공습에 대응해 미군 기지가 있는 인접 국가들을 공격해온 이란도 현재까지 이틀째 공격을 자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관리는 로이터에 “이란의 입장은 여전히 ‘공격에는 공격(Attack for Attack)’으로 공격이 멈추면 이란도 작전을 중단할 것”이라며 “이 메시지는 이미 미국 측에 전달됐다”고 알렸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폭스 뉴스 선데이’ 등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에 더 많은 시간을 부여하기 위해 미군의 공격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왈츠 대사는 또 자세한 언급은 피했지만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으며, 협상에 약간의 여유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대외적으로 밝힌 목적 외에도 미국 측 내부 사정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당국자는 로이터에 “최근 며칠 동안 미군 관계자들이 지난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실시한 폭격으로 사전에 선정된 목표물 대부분을 이미 타격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미 당국자는 또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하는 방안은 여전히 선택지로 남아 있지만, 댄 케인 합참의장은 미국의 탄약 비축량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할 때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공개로 경고했다”면서 “여기에는 중동 지역 미군 방공망에서 사용하는 요격미사일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케인 합참의장 측과 미 중부사령부는 논평을 거부했다. 미군은 전통적으로 현직 대통령에게 제공한 비공개 군사 자문에 대해서는 의회 증언에서도 언급을 피하는 것이 관례다.

왈츠 대사는 NBC방송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미군은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다만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이미 고갈된 상황을 물려받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CNN은 J.D. 밴스 부통령도 공습 지속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중동지역 미군 총사령관인 브래드 쿠퍼 제독이 미국의 폭격이 효과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공습 중단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이란 고위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중단 결정이 미국의 협상 입장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라고는 거의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 소식통은 “공습 중단에 대해 낙관보다 회의론이 더 크다”며 “지배적인 시각은 이번 중단이 진정성 있는 것이 아니라 전술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이란은 미국이 기만했다고 여기는 일들을 충분히 많이 겪어왔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이날 오스트리아 국영 방송 ORF와 인터뷰를 통해 “미국과 이란 간의 메시지 교환을 비롯해 중재국들의 활동이 현재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바가이 대변인은 “이슬라마바드 합의(종전 MOU)는 길고 복잡한 문서가 아니라 14개 조항으로 구성된 짧은 양해각서에 불과하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보여준 행동은 이 합의의 여러 조항을 노골적이고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이로써 그들은 세 번째로 외교적 배신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지난 2주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선박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밝히며 매일 밤 이란을 공습해왔다. 이에 대응해 이란은 인근 걸프 아랍 국가들의 해수담수화 시설을 공격했다. 이란은 전쟁 이전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했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달 전쟁 종식을 목표로 체결됐던 양국의 잠정 합의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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