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숨통 튼 홈플러스 신모델은 ‘트레이더조’…창고형·초저가 전략 시험대

입력 2026-07-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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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식품 구매 확산에 전통 할인점 입지 축소
대형마트 유통시장 비중 14년 새 9%→ 7%

▲대형마트 사업모델  변화 (AI 생성 이미지 및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대형마트 사업모델 변화 (AI 생성 이미지 및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는 한 기업의 위기를 넘어 전통 대형마트 성장 모델의 한계를 드러냈다. 넓은 매장과 방대한 상품 구색을 앞세운 ‘규모의 경쟁’이 힘을 잃으면서 식품과 자체 브랜드(PB), 점포 생산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생존 공식이 바뀌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경쟁축은 점포 규모와 외형 성장에서 상품 경쟁력과 현금창출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홈플러스는 영업을 재개하는 점포의 복층 매장을 3306㎡(약 1000평) 규모의 단층 매장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식품과 PB,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기존 입점업체 중심의 몰 영업과 온라인 영업을 병행한다.

홈플러스는 이를 미국 유통기업 트레이더조와 유사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조는 최적화된 규모의 매장에서 식품과 생필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며 취급 상품의 80% 이상을 PB로 구성한다. 매장 면적과 재고 부담을 줄이면서 상품 회전율을 높이는 구조다.

홈플러스의 전략 변화는 자금난에 따른 자구책인 동시에 전통 대형마트 모델의 구조적 한계를 반영한다. 대규모 점포는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이 들지만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원스톱 쇼핑과 가격 경쟁력이라는 기존 장점은 약해졌다. 매출이 정체되면 넓은 영업면적과 많은 재고가 비용 부담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실제 전체 유통시장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9%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7%까지 하락했다. 온라인 업체의 식품시장 침투와 소비 방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대형마트의 입지가 지속해서 축소된 결과다.

수익성 저하도 뚜렷하다. 이마트 할인점 영업이익은 지난해 867억원으로 2011년 정점과 비교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마트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0.53%에 그쳤다. 투입한 자본에 비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미미하다는 의미다.

반면 창고형 할인점과 초저가 매장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마트는 전통 할인점보다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 대용량 상품과 낮은 운영비를 앞세운 창고형 할인점, 필수 상품과 PB를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초저가 매장이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것이다.

이들 매장은 상품 수를 무작정 늘리는 대신 판매 빈도가 높은 품목을 선별해 재고와 관리비용을 줄인다. PB 비중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간 유통비용을 낮추는 것도 특징이다. 소비자가 자주 찾는 식품과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방문 빈도와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기존 대형마트도 외형 확대보다 점포별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식품과 델리, 가정간편식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이 낮은 공간은 임대매장이나 체험형 콘텐츠로 전환하고 있다. 부진 점포를 정리하거나 매장 규모를 줄여 고정비와 재고 부담을 낮추는 작업도 병행한다.

홈플러스는 이러한 전환의 성패를 확인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시휴업 점포를 다시 열더라도 상품 공급과 고객 유입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넓은 매장을 유지하기 어렵다. 단층 매장과 식품·PB 중심의 상품 재편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매출과 현금흐름을 확보해야 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한 상황에서 매장 규모와 상품 구성을 효율화하는 것은 회생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대응"이라며 "구조혁신을 마무리하고 매각 작업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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