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탄 5000억 홍범도함, 3개월만에 손실 따진다…“조만간 해군 입회 평가”

입력 2026-07-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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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석 달 지나도록 피해평가 착수 못 해
HD현대중공업이 평가 주관…완료 시점 미정
해군 “TF·검증팀 운용”…늑장 대응 지적에는 선 그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창정비 중 불이 난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피해평가가 사고 석 달여 만에 추진된다. 현재까지 피해 규모와 복구 가능성을 판단하는 정식 피해 평가는 시작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해군에 따르면 홍범도함 피해평가는 관련 계약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이 주관한다. 해군은 “현재 화재 잔존물 처리와 내부 케이블 철거 등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피해평가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작일과 완료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홍범도함에서는 지난 4월 9일 내부 화재가 발생했다. 협력업체 근로자 1명이 숨졌다. 홍범도함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800t급 장보고Ⅱ 잠수함이다. 2016년 진수돼 2018년 해군에 인도됐다. 건조비는 약 5000억원이다.

군과 업계에서는 화재로 잠수함 내부 배선과 전기·전자 장비가 광범위하게 소실됐다는 전언이 나온다. 그러나 해군은 아직 피해 규모도 산정하지 못했다. 복구와 퇴역 여부는 피해평가 이후에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해군은 평가가 늦어진 이유로 경찰의 화재 원인 감식과 현장 보존을 들었다. 고용노동부의 작업재개 승인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승인은 지난 5월 중순 내려졌다. 이후 잔존물과 손상된 케이블을 제거하고 장비 점검에 필요한 임시 케이블을 설치하는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작업재개 승인 이후에도 두 달 가까이 정식 평가가 시작되지 않았다. 해군은 평가 일정을 HD현대중공업이 정한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착수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5000억원 규모의 군 자산이 크게 손상됐는데도 해군이 조선소 일정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피해평가를 사고 당사자인 HD현대중공업이 주관하는 구조도 논란거리다. 해군은 계약에 따른 절차라는 입장이다. 조선소의 평가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해군은 지난 4월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홍범도함 승조원 등 TF 인력을 울산조선소에 상주시켜 준비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잠수함 승조원과 수리 전문가 약 30명으로 피해평가검증팀도 구성한다. 민간 전문가 9명이 참여하는 기술자문단은 조선소가 수립 중인 평가 계획과 해군의 기술 요구사항을 검토한다.

군 전문가는 “해군에서 함정 한 척은 사실상 부대 하나”라며 “자산 손실뿐 아니라 실제 작전 전력 한 척이 사라질 수 있는 사안인데 최종 판단이 계속 늦어지면 책임 회피 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군은 전력 공백은 없다는 입장이다. 해군 관계자는 “가용 전력과 정비 인력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임무 수행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평가 전 과정에 입회해 피해 산정의 적절성과 잠항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공식 설명이 제한된 배경에는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피해평가 결과에 따라 보험금과 창정비 계약금 정산, 지체상금 및 손해배상 문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은 “아직 피해 평가의 구체적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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