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미등록 상품디자인을 모방하여 선도제품의 인지도에 편승하는 이른바 미투(me-too)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트레이드드레스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식재산처는 상표·디자인·부정경쟁방지 제도를, 문화체육관광부는 저작권을,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을 소관하는 만큼, 이번 가이드라인은 분산된 법률의 적용관계를 연결하는 범정부 실무지침이 되어야 한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우선 보호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상품 포장, 용기 형태, 색채 조합, 문자·도형·사진의 배치, 매장 외관 등 보호를 주장하는 요소를 구체적으로 특정하도록 하되, 흔한 색채나 소재 자체에 대한 독점은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 혼동 여부는 개별 요소가 아닌 전체적인 인상을 중심으로 판단하되, 그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 색채의 명도와 채도, 제품명의 위치·크기·서체, 사진과 도형의 배열, 포장의 비율, 지배적인 시각요소와 결합관계 등을 먼저 비교하고, 차이점이 전체적인 인상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메로나 판결 역시 단순히 연녹색이나 멜론 사진 하나를 보호한 것이 아니라, 여러 요소가 결합된 포장의 종합적 이미지에 주목하였다는 점에서 이러한 기준 마련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셋째, 혼동가능성의 입증방법에 관한 기준도 구체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 메로나 사건에서 1심 법원은 설문조사의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증거가치를 제한적으로 평가한 반면, 항소심에서는 조사방법의 신뢰성을 보완한 소비자 설문조사를 주요 증거로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가이드라인에서는 소비자 설문조사의 표본 선정, 조사대상, 질문 구성, 조사환경 및 통계분석 등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실제 혼동 사례, 소비자 민원, 유통현장의 진술 등과 함께 혼동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이드라인은 메로나 사건, 벌집 아이스크림 사건 등과 같이 보호가 인정된 사례와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이용으로 본 사례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트레이드드레스 보호는 흔한 디자인 요소를 독점하게 하는 제도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형성된 상품표지와 시장의 신용을 보호하면서 자유경쟁의 한계를 설정하는 제도여야 한다.
홍혜종 새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