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이어 여수 산단 석화 사업재편 승인⋯정부, 7000억+α 맞춤 지원 [종합]

입력 2026-07-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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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급률 상승·환경 규제 파고 직면…여천NCC 등 저부가 설비 셧다운 결단
대산·여수에 이어 울산 산단 합류 여부 ‘촉각’…하반기 종합대책 ‘부활 분수령

(이투데이DB)
(이투데이DB)

대산에 이어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에서도 대규모 사업재편이 본격화된다. 여천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 등 4개사가 8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시행하고, 정부도 7000억원이 넘는 지원에 나서 범용 설비를 줄이고 고부가·친환경 중심으로 산업 체질을 바꾸는 구조개편에 착수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일 여천NCC,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올해 2월 충남 대산산단 ‘1호 프로젝트’에 이은 두 번째 승인 사례로, 정부는 이를 ‘여수 1호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이번 사업재편은 경기 침체 대응을 넘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첫 대규모 공동 구조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대 수출시장이던 중국은 에틸렌 등 기초유분 설비를 공격적으로 증설해 범용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이제는 한국과 경쟁하는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과잉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플라스틱 재활용 확대 등 친환경 규제까지 겹치면서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로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사업재편계획에 따라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폴리에틸렌(PE)과 접착·도료용 수지 등 다운스트림 사업을 현물출자하고,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의 나프타분해설비(NCC)와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통합한 신설법인을 설립한다.

핵심은 공급과잉을 유발한 범용 설비를 과감히 줄이는 것이다. 향후 3년간 여천NCC의 에틸렌 생산설비 2기(139만톤 규모)를 비롯한 범용제품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공급과잉을 완화한다. 대신 의료용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의료·식품·위생용 점·접착제 핵심 원료인 POE 등 고부가·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2725억원씩 총 54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공급망 안정화와 고부가 설비 구축 등에 2532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기업들의 자구 노력과 신규 투자를 합치면 약 8000억원 규모다.

정부도 사업재편 안착을 위해 7000억원이 넘는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채권금융기관의 신규 자금 및 상환유예 4500억원과 무역보험공사 수입보험 지원 2000억원을 비롯해 수입 나프타 무관세 적용, 인프라 임대료 지원,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한다. 또 ‘K-화학산업 대전환 혁신기술개발사업’ 등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고용유지지원금, 직무전환 훈련, 지역투자촉진보조금 확대 등을 통해 지역경제와 고용 충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이날 열린 사업재편승인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국내 최대 화학 산단인 여수에서 선제적·자율적 구조개편이 본격화된 것은 산업정책 차원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사업재편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도 책임감을 가지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의 관심은 이제 울산으로 향한다. 대산과 여수에 이어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인 울산까지 구조개편에 참여해야 공급과잉 해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이날 사업재편 승인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하는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며 추가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다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친환경 규제 강화 등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부담이다. 정부는 하반기 ‘석유화학 생태계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마련해 고부가·친환경 전환과 산업 경쟁력 회복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여수 1호 프로젝트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체질 개선과 구조개편을 본격화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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