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 내린 홈플러스…회생 불씨 살렸지만 정상화는 ‘안갯속’[르포]

입력 2026-07-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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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금천점 가보니
전국 점포 휴업에 고객 발길 끊겨
협력사 재협상·상품 공급망 복구 과제

▲20일 홈플러스 금천점 대형마트 입구가 임시휴업으로 굳게 닫혀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20일 홈플러스 금천점 대형마트 입구가 임시휴업으로 굳게 닫혀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홈플러스가 2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확보, 가까스로 회생의 불씨를 살렸지만 현장의 시계는 여전히 멈춰 있다. 전국 점포가 문을 닫은 사이 고객의 발길은 끊겼고 일부 임대매장은 남은 상품을 정리하며 불투명한 영업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즉시항고에 나섰지만 점포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오전 찾은 서울 금천구 독산동 홈플러스 금천점 출입문에는 “마트는 임시 휴업합니다. 임대매장은 정상 운영 중이니 쇼핑에 참고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유리문 너머 조명은 환하게 켜져 있었지만 대형마트로 향하는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2층 매장으로 올라서자 마트와 맞닿은 통로를 따라 회색 철제 셔터가 길게 내려와 있었다.

천장에는 'AI 물가안정 프로젝트', '즉시배달' 등 영업 당시 설치한 홍보물이 그대로 걸려 있었다. 물가 안정과 빠른 배송을 강조한 문구가 무색하게 마트 입구에는 임시휴업 안내문만 자리를 지켰다.

마트는 문을 닫았지만, 마트 내 일부 임대매장은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화장품과 의류 매장에는 할인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고객은 거의 없었다. 일부 점포는 상품을 빼거나 남은 재고를 정리 중이었다. 매장을 찾은 한 50대 A씨는 "세일한다는 얘기를 듣고 왔는데 문을 연 매장도 손님이 없어 썰렁하다"며 "집 근처라서 자주 오던 매장이었는데 이전 분위기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20일 홈플러스 금천점 의류 매장에 고객이 보이지 않아 한산하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20일 홈플러스 금천점 의류 매장에 고객이 보이지 않아 한산하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홈플러스 휴업은 대형마트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건물 안 임대매장은 정상적으로 문을 열 수 있지만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사라지면 매출을 유지하기 어렵다. 휴업이 장기화해 추가 철수나 폐점이 이어지면 점포 전체의 집객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는 이날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응해 즉시항고를 제기했다. 이제 과제는 멈춰 선 점포의 영업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전기·수도·가스 등 운영 기반을 복구하고 물류망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납품을 중단한 협력업체와 거래 조건을 재협상하고 비어 있는 매대를 채울 상품도 확보해야 한다. 대금 지급 지연과 영업 중단을 겪은 납품업체의 신뢰를 되찾는 일도 과제다.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는 것도 과제다. 휴업과 납품 차질이 반복되면서 원하는 상품을 제때 구매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재고를 확보해 문을 열더라도 상품 구색과 서비스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이탈한 수요를 되찾기 어렵다.

영업 중단이 장기화하면 임대매장의 추가 철수나 폐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형마트와 임대매장이 함께 문을 열어야 점포 전체의 집객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이미 상품을 정리하거나 향후 영업을 고민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금천점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홈플러스에서 별도의 설명이 없어 남은 상품을 최대한 정리하고 있다"며 "찾는 손님이 없어 앞으로 장사를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20일 홈플러스 금천점 신발 매장의 진열대가 비어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20일 홈플러스 금천점 신발 매장의 진열대가 비어 있다. (사진=박선현 기자 sun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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