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앞세운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체코 넘어 글로벌 영토 확장 [CEO탐구생활]

입력 2026-07-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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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사업단 대표 직속 거쳐 본부급 확대
닌투언2 참여 모색…베트남 네트워크 활용
LNG·이라크 공략…해외 신규수주 135.2%↑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가 인수단장 시절부터 강조해 온 해외사업 확대에 경영의 무게추를 싣고 있다.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해외 도시개발·인프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 대우건설의 글로벌 사업 지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4월 기존 해외사업단과 원자력사업단을 통합·확대한 글로벌인프라본부를 신설했다. 해외사업단의 글로벌 영업망과 원자력사업단의 기술력을 한 조직에 모아 원전과 에너지·인프라 사업을 함께 공략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플랜트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원자력사업단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재편했다. 이후 약 5개월 만에 해외사업단과 원자력사업단을 합쳐 본부급으로 키우면서 원전을 대우건설의 중장기 성장사업으로 전면에 배치했다.

이 같은 조직 개편은 김 대표가 추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도 맞물려 있다. 국내 주택·건축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원전과 LNG, 해외 도시개발·사회간접자본(SOC) 등으로 성장동력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공군 제19전투비행단장과 방위사업청 항공기사업부장을 거쳐 2020년 공군 준장으로 예편했다. 이후 2021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인수 작업을 총괄했다. 대우건설 고문과 총괄부사장을 거쳐 2024년 12월 대표에 취임했다.

해외사업 확대에 대한 김 대표의 의지는 인수 단계부터 뚜렷했다. 그는 2021년 당시 “해외 사업이 확대돼야만 대우건설이 지속·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며 “국내 사업만 고려했다면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 체제에서 대우건설의 해외 신규 수주는 반등했다. 회사의 해외 신규 수주는 연결 기준 2024년 6118억원에서 지난해 1조4390억원으로 135.2% 증가했다.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비료 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가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해외 수주잔고는 2021년 말 8조3466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5926억원으로 줄어든 만큼, 김 대표는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일감을 다시 쌓는 데 힘을 싣고 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오른쪽)가 5월 홍영기 주체코한국대사(가운데), 루카쉬 블첵 체코 하원의원과 지역사회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우건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오른쪽)가 5월 홍영기 주체코한국대사(가운데), 루카쉬 블첵 체코 하원의원과 지역사회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우건설)

김 대표가 선택한 글로벌 사업 확장의 첫 번째 축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체코 발주처 두코바니Ⅱ원자력발전소(EDU II)는 지난해 6월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을 위한 설계·조달·시공(EPC) 본계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팀코리아의 시공 주관사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 대표도 글로벌 원전 네트워크 확대에 직접 나섰다. 그는 올해 5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찾아 주요 인사들과 글로벌 원전시장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동향 등을 논의했다.

이어 체코를 방문해 산업부와 원전 예정지 인근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사업 협력과 지역사회 상생 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국내에서 월성 3·4호기와 신월성 1·2호기 건설을 주관했으며 해외에서는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를 준공했다.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과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해체공정 설계 등 후행주기 경험도 쌓았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SMR과 원전 해체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가 체코의 뒤를 이을 전략 시장으로 바라보는 곳은 베트남이다. 그는 올해 4월 “베트남을 핵심 전략 시장으로 삼고 재생에너지와 함께 부동산 개발 시장의 성장세 및 투자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며 “동남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닌투안 원자력 발전소 설계도. (사진제공=베트남 정부)
▲베트남 닌투안 원자력 발전소 설계도. (사진제공=베트남 정부)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주목되는 사업은 닌투언2 원전이다. 베트남은 2016년 중단했던 닌투언 1·2 원전 사업을 재개했다. 일본이 지난해 12월 닌투언2 사업에서 철수한 뒤 새로운 해외 협력국을 찾고 있으며 최근 한국전력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3분기 중 해외 협력국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사업이 구체화하고 한전·한수원 등을 중심으로 팀코리아가 꾸려질 경우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원전 시공 경험에 베트남에서 장기간 축적한 개발사업 경험과 현지 네트워크를 결합한다는 전략이다.

베트남은 대우건설이 단순 도급을 넘어 개발사업 역량을 입증한 대표적인 해외 거점이다. 대우건설은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에서 기획과 토지보상, 인허가, 자금 조달, 시공, 분양, 관리·운영까지 개발 전 과정을 주도했다. 대표적인 한국형 신도시 수출 사례로 평가받는 이유다.

후속 도시개발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흥옌성 타이빈 지역에서 약 96헥타르(㏊ )규모의 끼엔장 신도시를, 동나이성 년짝 지역에서 약 55㏊ 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현지 사업 기반을 활용해 닌투언2 원전과 베트남 북남고속철도 등 국가 기간망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원청사 지위로 EPC 수행 중인 나이지리아 LNG T7 야경. (사진제공=대우건설)
▲대우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원청사 지위로 EPC 수행 중인 나이지리아 LNG T7 야경. (사진제공=대우건설)

김 대표의 글로벌 전략은 LNG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수행 실적은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7이다. 대우건설은 2020년 사이펨·치요다와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LNG 액화플랜트 EPC 원청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비롯해 국내외 LNG 액화·저장시설과 터미널 사업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울산 북항 LNG 터미널 3단계 공사를 준공하며 LNG 저장시설 분야의 역량을 다시 확인했다.

김 대표는 올해 4월 일본을 방문해 토요엔지니어링과 치요다, JGC 등 주요 EPC 기업 경영진을 만났다. LNG와 암모니아, 비료, 석유화학 플랜트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행보다. 토요엔지니어링과는 플랜트 신규 사업 공동 발굴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이를 바탕으로 파푸아뉴기니 LNG 가스중앙정제설비(CPF)와 모잠비크 LNG 후속 사업의 수주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알포 신항만 공사를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해군기지 등 후속 인프라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내실 경영을 한층 강화하며 양질의 수주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원전, LNG, 항만 등 핵심 공종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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