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연간 1000만 명 이용…대형병원 고집하다 골든타임 놓친다

입력 2026-07-2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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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병원 응급센터, 미리 119 의료상담과 ‘E-Gen’ 활용 권고

▲온병원 응급의료센터 모습 (사진제공=온병원)
▲온병원 응급의료센터 모습 (사진제공=온병원)

가족이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면 대부분 보호자는 당황한 나머지 대형 대학병원부터 떠올린다.

평소 다니던 병원이나 지인이 근무하는 병원으로 가야 안심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응급의학 전문의들은 이런 선택이 오히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응급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의 규모가 아니라 증상에 맞는 의료기관에서 얼마나 빨리 치료를 시작하느냐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등에 따르면 국내 응급실 이용 환자는 연간 1000만 명 안팎이다. 국민 5명 중 1명꼴로 매년 한 번 이상 응급실을 찾는 셈이다.

특히 응급실은 8~9월에 가장 붐빈다.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 증가와 휴가철 야외활동 사고,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응급실 이용이 집중된다. 명절 연휴에는 응급실 방문 환자가 평소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나기도 한다.

겨울철인 12월 역시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 환자와 낙상 환자가 늘어나 응급실 과밀 현상이 심화된다. 반면 3~4월은 비교적 응급실 이용이 적은 시기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응급환자의 상태에 따라 병원 선택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의식 저하, 호흡곤란, 마비 증상, 극심한 흉통 등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 응급상황에서는 보호자의 선호보다 구급대원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119 상황실은 실시간으로 응급실 병상 현황과 수술·시술 가능 여부를 파악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병원을 선정한다.

부산 온병원 응급의료센터 신우성 센터장(응급의학과 전문의)은 “중증 응급환자의 경우 보호자가 특정 병원을 고집하기보다 구급대원의 이송 판단을 신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원거리 병원을 고집할 경우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단순 고열이나 장염, 가벼운 화상, 골절 의심, 피부 열상 등 비교적 경증 환자는 지역 종합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대형 대학병원 응급실은 중증 환자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경증 환자의 경우 진료 순위가 뒤로 밀려 장시간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지역응급의료기관에서는 수액치료나 봉합 등 기본 처치를 보다 신속하게 받을 수 있고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반대로 뇌졸중이 의심되는 편측 마비나 언어장애,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흉통 등은 다학제 협진과 응급수술이 가능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야 한다.

암 치료 중이거나 정기 투석을 받는 환자 역시 기존 진료기록이 있는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응급 상황에서 특정 병원만 고집하는 심리를 ‘VIP 증후군(VIP Syndrome)’으로 설명한다.

익숙한 의료진에게 진료받고 싶거나 특별한 대우를 기대하는 심리가 작용하지만,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오히려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병원 응급센터는 응급환자가 직접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출발 전 짧은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119 의료상담 서비스다. 환자 상태를 설명하면 상황실에서 실시간 병상 현황과 진료 가능 여부를 확인해 적절한 병원을 안내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응급의료포털 ‘E-Gen’을 활용하면 주변 응급실의 대기 현황과 의료장비 운영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신 센터장은 “응급실 선택의 기준은 병원의 명성이나 규모가 아니라 환자가 가장 빠르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라며 “증상에 맞는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골든타임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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