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 이어 화재까지’ 쿠팡發 리스크 반복…한국 법 잣대에 한미 통상 시험대

입력 2026-07-1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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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장관 23일 방미...美 상무장관 만나 ‘쿠팡 갈등’ 실타래 푸나
강경화 주미대사 귀국해 NSC 참석…이 대통령 "법과 원칙" 고수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이 대통령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 마련”

(연합뉴스)
(연합뉴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이어 물류센터 화재까지 이른바 ‘쿠팡발 리스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 방문길에 오르면서 최근 한미 통상 관계의 최대 쟁점으로 주목받는 ‘쿠팡 갈등’의 실마리를 풀 계기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19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김 장관은 오는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자리를 함께해 양국 간 조선 분야 협력 고도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상 전문가들은 김 장관의 이번 미국 방문이 단순한 산업 협력 행사 참석에만 그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최근 쿠팡을 둘러싼 갈등이 양국 관계의 핵심 현안으로 급부상한 만큼 김 장관이 방미 기간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며 미국 측의 오해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칫 통상 마찰로 번질 수 있는 불씨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업 차별” 백악관·의회 총공세...李 대통령 “법과 원칙” 맞불

쿠팡 이슈는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가 대책 마련을 위해 급히 귀국할 만큼 현재 한미 외교·통상 라인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이다. 갈등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쿠팡에서 발생한 3756만 명 규모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였다. 한국 정부와 국회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대응에 나섰으나 쿠팡이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라는 특수성이 맞물리면서 사태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양국의 시각차는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에 이어 2일에는 백악관까지 나서 ‘한국 정부가 쿠팡을 부당하게 차별 대우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와 입장을 잇달아 내놓았다. 미국 측은 쿠팡을 자국 기업으로 보고 우리 정부의 조사와 제재 움직임을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로 몰아가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자국민의 정보 유출에 따른 조사가 국적과 무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동등하게 진행 중이라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사고 발생 후 8개월이 지났지만, 평행선은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의 원칙론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15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개인정보 유출 제재 강화는) 기업 특성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법과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이를 두고 ‘나만 표적으로 해서 이러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기업도 있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624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쿠팡의 이번 사안에 대한 정부 제재를 둘러싸고 한미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통상·안보 라인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15일 일시 귀국해 16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한미 통상·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북한 관련 현안이 없는 상황에서 주미대사가 일시 귀국해 NSC 상임위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 대사 역시 쿠팡 문제와 관련해 “생각보다 훨씬 오래가는 이슈”라고 평가했다. 미국 측의 구체적인 요구 사항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지금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계속 협의를 이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제재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보다는 당분간 통상 현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강 대사가 참석한 NSC 상임위원회에서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일수록 공통된 인식을 바탕으로 국익을 지키기 위한 대처 방안을 잘 조정해야 한다”며 “한미 관계는 통상과 안보가 결합한 만큼 한 단계 진전시키기 위해 여러 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뉴시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뉴시스)

외교·통상 전선 팽팽한데…설상가상 터진 ‘물류센터 대형 화재’

여기에 인천 쿠팡 물류센터에 큰불까지 발생하면서 쿠팡을 둘러싼 악재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전날 오전 6시 54분께 인천 서구 석남동 물류센터에서 발생해 19일 오후 5시까지 34시간째 이어졌다. 소방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장비 221대와 소방관 등 575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지상 8층, 연면적 29만9000㎡ 규모로, 6층에서 시작된 불이 7층으로 번진 상태다. 소방당국은 지상과 공중을 연계한 특수 진화 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대용량 포방사 시스템과 소방헬기를 투입해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허석경 인천 서부소방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화재 성상과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이날 오후 11시께 초기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18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최근 경기도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화재에 이어 오늘 인천 쿠팡 물류센터에서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며 “대형 물류시설의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며 진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불길이 완전히 잡히고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과 현장 관계자분들께서도 소방시설 점검과 유지관리는 물론 작업장 안전수칙이 현장에서 철저히 지켜질 수 있도록 더욱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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