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또 역대급 실적…ASML도 연간 전망 상향에 힘 잃는 ‘반도체 정점론’

입력 2026-07-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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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분기 순이익 77% 급증…AI 반도체 수요에 사상 최대 실적
ASML도 연간 매출 전망 상향…“AI 투자 여전히 견조”
“이번 사이클은 HBM·첨단패키징 중심”…삼성·SK에도 긍정 신호

▲삼성전자가 16일부터 19일까지(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GTC에 참가해 차세대 HBM4E 기술력과 Vera Rubin 플랫폼을 구현하는 메모리 토털 솔루션을 유일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AI리더십을 한층 강화한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GTC에서 최초 공개한 HBM4E 제품.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16일부터 19일까지(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GTC에 참가해 차세대 HBM4E 기술력과 Vera Rubin 플랫폼을 구현하는 메모리 토털 솔루션을 유일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AI리더십을 한층 강화한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GTC에서 최초 공개한 HBM4E 제품. (사진=뉴시스)

AI 반도체 투자 열풍을 둘러싼 ‘반도체 정점론(피크아웃)’이 힘을 잃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ASML도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AI 중심의 반도체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2분기(4~6월) 매출 1조2704억 대만달러(약 58조4000억원), 순이익 7066억 대만달러(약 32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순이익은 77.4% 증가하며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9분기 연속 두 자릿수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 첨단 기술이 적용된 공정이 전체 웨이퍼 매출의 77%를 차지하며 수익성을 견인했다.

AI 수요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핵심 지표인 연간 자본지출(CAPEX)도 크게 확대했다. TSMC는 올해 CAPEX 전망치를 기존 500억달러대에서 600억~640억달러(약 88조7000억∼94조600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3분기 매출 전망 역시 446억~458억달러(약 65조8000억∼67조6000억원)로 제시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331억달러)을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ASML도 AI 투자 확대를 근거로 연간 전망을 높였다. ASML은 올해 매출 전망을 기존보다 상향한 430억~450억 유로로 제시했다. 2분기 매출도 93억2600만 유로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회사는 AI 칩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부터 극자외선(EUV) 장비 생산능력을 30%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시장에서는 TSMC와 ASML의 연이은 호실적이 AI 반도체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 둔화와 밸류에이션 부담 등을 이유로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통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는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사이클은 과거와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메모리 가격을 좌우했다면 현재는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 수요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EUV 장비 투자까지 연쇄적으로 끌어올리는 구조다. 메모리 가격만으로 업황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국내 업계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공급 확대와 차세대 D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TSMC의 첨단 공정 증설은 HBM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SML의 장비 공급 확대 역시 첨단 메모리와 파운드리 투자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ASML과 TSMC에 이어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AI 반도체 투자 사이클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27일 구글, 29일 SK하이닉스와 씨게이트, 30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31일 애플과 아마존이 잇달아 실적을 발표한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핵심 주체인 이들 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경우 반도체 고점론은 한층 힘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앞서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TSMC와 ASML이 동시에 투자 확대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것은 AI 반도체 생태계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적어도 현재로서는 ‘반도체 고점론’보다 AI 중심의 투자 확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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